타인의 시선 너머, 패션으로 표현하는 나

by 스칼렛

발리를 여행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서양인들의 패션이었다. 그들은 더운 날씨에 맞춰 편안한 옷을 입었고, 주변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레깅스, 핫팬츠, 탑 - 그들의 스타일은 자신의 취향과 편안함에 맞춰져 있었다. 반면, 한국인들은 대부분 얇은 긴팔을 입거나 노출이 적은 옷차림을 선호한다. 물론 노출이 많다고 해서 더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그들의 옷차림 속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개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듯한 아쉬움이 있었다.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패션 스타일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옷차림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월 크루즈 여행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저녁 다이닝 시간, 서양인 승객들은 미리 드레스 코드를 확인하고 이에 맞춰 멋지게 차려입고 다이닝으로 들어왔다. Formal code인 날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과 정장을 깔끔하게 갖춰 입은 남성들을 보며, 그들은 "T(time:시간), P(place:장소), O(occasion: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리의 저녁 패션


반면, 한국 사회에서 옷차림은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기보다, 단순한 필요에 의한 것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겨울철에는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의 겨울 패션은 블랙, 회색, 남색이 주를 이루며, 다운점퍼가 필수 아이템처럼 자리 잡았다. 반면, 이탈리아 밀라노의 패션거리에서는 겨울에도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의 옷을 입는 사람들이 거리를 걷는다. 한국에서는 서울이든 지방이든, 마치 정해진 공식처럼 한정된 스타일이 반복된다. 개성보다는 주변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무난한 스타일'을 선택한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여행지에서도 과감한 스타일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 건지.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일부 젊은 세대들은 과거보다 더 자유로운 스타일을 추구하기도 한다. 간혹 여행지에서 과감하게 개성을 표출하는 젊은 한국여성을 보면, 그 모습이 참 멋지다. 난 그런 모습이 좋다. 자신만의 스탕일을 맘껏 표출하고 당당하게 드러내는 모습이 더 자랑스럽다.


패션은 단순히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옷을 통해 더 솔직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난 작은 변화가 내 삶과 가치관 또한 긍정적으로 바꿔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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