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대륙 여행기
과달라하라에서의 또 다른 아침이 밝았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호세 쿠엘보 익스프레스를 타러 가는 날이다. 설레어서인지 생각보다 빨리 눈이 떠졌다. 호세 쿠엘보 익스프레스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우리가 아는 데낄라 브랜드 호세 쿠엘보에서 만든 투어 프로그램이다. 호세 쿠엘보 익스프레스를 타면 과달라하라 근교 마을인 데낄라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 오고 가는 동안 데낄라를 계속 제공하고 같이 곁들일 수 있는 음식들 까지 제공하며 호세 쿠엘보 공장 투어 멕시코 전통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한다.(데낄라에서 먹는 점심은 포함이 안된다.)
먼저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나면 이메일로 가야 하는 시간과 티켓을 준다. 또 호세 쿠엘보 익스프레스 기차는 오전에 타는 것과 오후에 타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오전에 기차를 타고 오후에 버스로 돌아오는 편을 선택했다. 분명 일찍 일어났는데 준비를 하다 보니 늦게 나오고 말았다. 어영부영 택시를 타고 기차역에 도착해서 내려 체크인을 했는데 뭔가가 없어진 걸 알게 되었다. 선물 받은 모자가 안보였다. 첫 개시일이었는데 마음이 급해서였을까 없어졌다. 우버에 고객센터에 전화해 보고 택시기사와 통화도 하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소매치기는 당해도 여행 와서 내 물건은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여행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잃어버리다니 눈물이 눈앞을 가렸다.
최선을 다해 찾으려고 노력해 봤지만 기차 탈 시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기차에 올랐다.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데낄라를 건네받았다. 술을 몇 잔 마시고 나면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호세 쿠엘보에 대해 설명하고 데낄라에 도착할 때까지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가는 기차 안에서는 데낄라로 만든 칵테일과 골든, 실버 칵테일 그리고 간식이 제공된다. 술은 달라고 하면 계속 줘서 다양한 데낄라 칵테일을 맛볼 수 있었다. 또 가는 길에 데낄라에 대한 설명과 호세 쿠엘보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 준다. 스페인어와 영어 모두로 진행해 준다.
데낄라에 도착해서는 바로 호세 쿠엘보 공장 투어에 나선다. 호세 쿠엘보 공장에서는 데낄라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설명해 준다. 아가베라고 불리는 데낄라는 만드는 식물의 손질부터 데낄라를 추출하고 오크통에 담아 숙성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한다. 중간중간 과정들에서 생산된 데낄라 이전단계와 완성품을 맛볼 기회가 있는데 알코올이 만들어지기 전 데낄라는 엄청 달콤하고 맛이 있었다.
그렇게 투어를 마치고 기념품 가게를 살짝 돌아본 뒤 점심을 먹고 데낄라 마을을 둘러봤다. 호세 쿠엘보 이외에도 다양한 데낄라 업체가 있는 데낄라는 작은 마을로 관광지라 그런지 거리마다 공연도 하고 있었고 다양한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데낄라 중심 광장에는 음식을 파는 노점들과 레스토랑이 몰려있었고, 마을을 더 보고 싶어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봤다.
중심가에서 조금 멀어지자 한적한 골목이 나왔다 사람도 많이 다니지 않고 간혹 동네 주민들만 보였다. 북적거렸던 중심과는 다르게 한적했다.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나기까지 했다. 그리고 한적한 그곳에서 발견한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내가 사고 싶었던 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데낄라 중심가의 어느 곳에서도 핀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외곽에 있던 기념품 가게에서 배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적한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멕시코 전통 쇼를 보러 갈 시간이 되었다. 공연장에 도착하니 자리마다 데낄라 한잔과 물 그리고 간식을 준비해 주었다. 그렇게 데낄라를 마시며 신나는 공연을 보고 기차에서 찍었던 사진까지 구매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이제는 데낄라 마을을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아쉬움보다는 즐거운 마음이 더 컸다. 아마 술을 마셔서 그랬나 보다.
데낄라 마을을 떠나는 버스에 올라타니 다음 행선지를 말해줬다. 호세 쿠엘보에서 사용하는 아가베를 재배하는 농장의 일부를 보여주고 그곳에서 저녁과 술을 제공한다고 말해줬다. 도착하자 음식을 만들기 위한 부스들이 준비 중이었고, 바와 DJ도 준비 중이었다. 본격적으로 놀기 전에 아가배를 재배하는 방법과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듣고 정리하는 작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렇게 점점 아쉬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DJ의 노래와 함께 마지막 파티가 시작되었다. 술도 마시고 음식들도 먹으며 모두가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술을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즐거워서인지 생각보다 많이 취한 것 같지도 않았다.
해가 지는 아가베 농장의 석양을 바라보며 호세 쿠엘보 익스프레스와의 하루도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