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도시인 조수일 Oct 10.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체험기

두무산촌 엿새째 날- 두무리 아침 마실

두무리 세 달 살기 오면서 계획 중의 하나가 체중감량 10킬로여서 난 아침 눈을 뜨면 대충 세안을 하고 선크림을 바르고 입술을 바르고 마을 산책길 마실을 가는 게 습관이 되었다.

공복에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복부지방을 태우는데 좋다고 해서 공복을 선택했다.

예전 교문이었을 출입문을 나서면 배추와 열무가 예쁘게 자라고 있는 채마밭이 있다.

그 옆 두룩엔 콩이 한두룩 심겨 있고 그 옆엔 벼가 나락이 샛노랗게 영글어가고 있다.

마을로 들어서려면 진두교라는 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엔 계곡물 같은 맑은 1 급수의 물이 흐른다.

다리 위로는 들깨가 자잘한 흰꽃을 달고서  얼마나 많이  자라는지 들깻잎 향이 향긋하게 들이치곤 해 코를 벌름거려지곤 한다.

들깻잎 밭 위엔 두무리 경로당 마을회관이 있다 옥상에는 국기와 새마을 기와 민방위 깃발이 색이 바랜 채 늘 게양되어 있다.

경로당 옆엔 정자가 있는데 사람은 없고 거의 붉은 고추가 널어져 있곤 했다.

정자 옆엔 배추 채마밭이 있는데 김장용인지  퍼렇게 싱싱한 배추가 탐스럽게 눈을 사로잡곤 핸다 그 옆엔 벼논의 벼가 황금물결을 이루는 논이 참 아름다운 결실로 마을을 장식하고 있다.

좌측엔 고구마순이 자라는 고구마밭이 있고 그 위로는 붉게 주렁주렁 익어 가는 고추밭이 쭉 천 개울물을 따라 펼쳐져 있다.

고추밭 곁으로 익은 밤나무의 밤송이가 더러 익어 터질 듯이 부풀어 금방이라도 입을 벌리고 밤을 쏟아낼 것 같은 모습이다.

아래로 비닐하우스가 여러 동 있는데 대부분 고추가 심겨있고 또 곰취가 쇠어  씨앗 주머니를 달고 서 있곤 한다.

그 아래 또 다리가 하나 나오고 다리 끝에 붉은 기와집이 한채 나오고 흰 지붕의 집이 하나 보이는데 가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있는 모습이 보이곤 했다.

그 쉬로 집이 세 채 정도 더 있는데 참 이쁜 길이다 계곡물이 흐르고 길가엔 갖가지 꽃들이 만발해 있다.

닭 볏 닮은 맨드라미가 줄 서 있고 봉숭아가 터질 듯 씨앗 주머니를 달고 서 있고 붉은 달리아가 피어있고 또 계곡을 끼고 코스모스가 갖가지 삭으로 피어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농가의 빈 터마다 어김없이 주황색 꽃을 피우고 있는 호밬꽃들도 빈터나 담장을 타고 피어나고 있는지 나도 몰래 웃음이 피어나는 마을길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곤 한다.

참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두무리 마을길이 늘 비우고 욕심 없이 살라고 이러 주는 것 같아 난 숙연해지다.

이내 발걸음 가벼워져 숙소로 돌아오면 5천 정도 30분 정도의 아침 마실 길은 내 일과가 되었다.

은근히 기다려지는 마실 길, 두무리가 점점 정겨워진다 마치 고향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