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실버문

은혼

by 김귀자

그날의 손편지.

신혼 시절 앨범을 넘기다
카드를 하나 발견했다.

사랑하는 귀자씨.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겠어.
사랑해요. 당신만을.

당신의 능력은
무궁무진한 상상력 속에 있어요.

당신은
가장 마음이 아름다운 여인인 것
믿고 살기를.

1999년 5월 24일 11시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

그녀는
한참 동안
그 글을 바라보았다.

그때는
왜 이 말들이
마음에 닿지 않았을까.

왜, 이제야
이 말들이 들리는 것일까.

그녀는 자신조차
믿지 못하며 살아왔다.

그러니, 남편을 믿는 일은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야
그녀는 조금 알 것 같다.

자신이 그의 아내가 되어간 시간들을.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왔지만

그를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늘 힘들었다.

남편이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다.

혼자 살면 편할 것 같았다.

남편은 그녀를
철부지로 보는 것 같았다.

늘 돌봄이 필요한 사람처럼.

그녀는
여섯 남매의 막내였다.

엄마는 바빴고,
언니와 오빠들의 손에서
자라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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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듣기만 해도 설레는 이름이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다. 한 줄이라도 좋다. 읽어 주는 분의 삶에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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