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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사랑

by 석현준

어긋나 버린 사랑이 있다
우리에겐 상처로 불리는 사랑이었다

아마 서로 같은 말이 아닐까
사랑했기에 더욱 모진 말을 내뱉고
사랑하기에 감수하지만 그러면서도
그 말들은 가시로 남아서 아프게 하지

사랑해서 널 영원히 기억하겠지만
널 미워하는 마음이 불쑥 나를 찾아올 때면 널 잊을 때도 있겠지

이런 내 모습이 지지리도 싫어서 참회를 거듭하지만
그만큼 아니면 훨씬 널 찌르는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온다

네게 미안한 마음에 더욱 너를 사랑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한층 내 마음은 단단해져 가지

내가 하는 말들 중 아름다웠던 말들만 기억해 내가 한 모질었던 말들은 네게 한 것이 아니었을 테니까
그저 널 부러워하던 작고 어린 영혼이 말했던 한마디였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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