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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by 석현준

푸른 바다로 사라지는 하얀 포말처럼

너도 나와 함께 떠날래?

저기 멀게 보이는 지평선 너머로


상쾌한 아침 바닷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나와 함께 있어줘. 새로운 시작은 어둡게 보내고 싶지 않아. 보일 듯 말 듯 간간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이 있는 집에서 살자. 자그마한 창이 바닷가 쪽으로 나와있는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 지금 아련히 보이는 네 눈빛도 포말 속에서 녹아내리는 모래성도 모두 헛된 꿈이 아니길 바라. 레몬을 한입 가득 머금은 듯 상큼하던 너의 미소를 영원히 보고파.


어설프고 연약한 나이지만 너만큼은 내가 지켜줄게 돌봐주고 온 힘을 다해 사랑할게. 내 힘이 끝나는 한걸음에도 너만 바라볼게. 청순가련한 나의 여름날처럼 새파랗던 바다처럼 그렇게만 내게 있어줘. 언제나 네게 찾아갈 수 있게. 네게 난 무엇인지는 몰라도 네 울타리가 되어줄게.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게 널 막아줄게.


어떤 날엔 시큼한 레몬을 한입 가득 삼킨 듯 베갯잇이 눈물로 젖는 날도 있을지 몰라 컴컴한 밤이 찾아올 때도 있겠지. 그래도 날 버리지 말아 줄래? 너의 1순위가 될 순 없어도 너무 쉽게 버려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


해가 지평선을 물들이면 나와 함께 노을을 보자.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노을만 바라보는 거야. 영롱한 광채를 마지막까지 내뿜는 태양을. 찰박 거리는 파도가 닿는 곳에 우리 이름을 적는 거야. 점차 씻겨가는 모습은 아름다울까? 놓아주는 것이 붙잡고 있는 것보다 더 큰 마음이 필요한 것 알아? 나는 널 절대 못 놓아줄 것 같아. 내 마음이 아무리 커진다고 해도 널 붙잡고 있어야 할 것 같아. 네가 사라지면 남은 것이 없어서 너 하나만큼은 절대 사라지게 두지 않아. 후회 속에 네가 혼자가 되게 두지 않지. 너도 변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거든.


내 마음만큼은 네게 붙어있을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도 너와 함께 그 끝이 어디든 가줄게. 별이라도 따다 줄 수 있어.


파란 바다의 포말처럼 다 사그라들기 전에 모두 녹아내리기 전에 전하는 내 마음이야. 어디에도 묶여있지 않은 자유로운 파랑새 같은 네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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