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완벽주의자

완벽이라는 함정

by 피베리

작년 여름 제주살이를 하며 호기롭게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만 완벽한 글쓰기를 찾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무슨 글을 써야 할 지 몰라서, 내 글이 공감 받을 수 있을 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머뭇거리다가 잊어버린 게 반 년이다. 그렇게 완벽을 탈피하려 애를 썼는데 결국 완벽하지 못한 모습 마저 완벽하고 싶었다는 걸 이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새해가 되었다. 무언가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명분도 훌륭하다. 이러다 작심삼일 하는 거 너무 흔해서 실패를 묻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힘겹게 첫 글을 써 본다. 사소한 것들이 쌓였을 때 갖는 힘을 여러 번 보았다. 쌓인 걸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결코 한 번에 된 게 아니라는 것. 꾸준함과 성실함의 결과이다.


많은 순간 사진으로 하루를 기록하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 스스로를 사진 작가라고 규정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언제 카메라를 들고 언제 들지 않을 것인지 구분하며 머뭇거리게 된다. 어떤 날은 셔터를 한 번도 누르지 못한 날도 있다. 사진 고민은 사진 찍을 때 하고, 역시 글을 써야겠다. 일단 글을 써야겠다. 기록될 기회도 없이 머릿속에서 증발한 생각들이 아른거린다. 이번 달 목표가 브런치 시작하기인데,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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