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기를 계속 풋볼자세로 먹이면 더 불편합니다
제 진료실에서는 거의 모든 엄마들이 직접 젖을 먹여 보도록 해서 수유 자세와 젖 물기, 수유량을 평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100일도 넘은 큰 아기에게 풋볼 자세로 옆구리에 끼고 먹이는 엄마들이 꽤 많습니다. 그렇게 먹이는 게 편하세요? 왜 그렇게 먹이세요? 물어보면, 조리원에서 그렇게 먹여야 편하다 들었다고, 아니면 자세를 여러가지로 바꿔가면서 먹여야, 유방이 골고루 비워진다고 배워서라고들 합니다.
물론 신생아 때, 풋볼 자세가 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기가 젖 무는 걸 잘 볼 수 있고, 아기 머리와 목을 더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배를 덜 누르기 때문에 제왕절개한 엄마한테 특히 좋죠. 상대적으로 큰 엄마 가슴에 비해 작은 아기나 신생아, 혹은 미수가에게 수유할 때도 좋고, 쌍둥이에게 동시에 젖을 먹일 때도 딱입니다.
그런데 이 풋볼 자세는 아기를 길게 옆구리에 끼고 먹이기 때문에 엄마가 등을 편안하게 뒤로 기대고 먹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먼저 편하게 앉아서 두꺼운 베개나 쿠션을 엄마, 등 뒤에 되고 약간 의자 앞에 나와 앉아 아기 다리가 뒤로 뻗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기 키가 커지면 점점 더 뒷쪽 공간이 많이 필요해져서 옆구리에 끼고 먹이기가 힘들어집니다. 때문에 보통 신생아 시기를 지나 아기가 어느 정도 커지고 몸에 힘도 생기고 움직임도 활발해지면 굳이 풋볼 자세로 먹일 필요가 없습니다. 또 유두가 자주 막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서툴게 여러 자세로 바꿔 먹이기보다는 엄마와 아기가 편하고 익숙한 자세로 줄곧 먹여도 됩니다.
풋볼 자세로 먹였던 아기라도 신생아기가 지나면 굳이 계속 같은 자세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풋볼 자세는 엄마 유방에 비해 아기 머리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생아나 미숙아일 때 유용합니다. 아기가 자라 유방에 비해 머리가 적당하게 커지면 당연히 앞으로 안고 먹이는 자세가 훨씬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