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내 역에서 친구들과 헤어진 후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도중에 어느 노신사 분께 빈자리를 양보하시는 분이 계셨다. 아! 아! 하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아! “나는 괜찮다며” 굳이 서서 계셨다. 바로 내 뒤에 서 계시던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나는 92 세인데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지하철에서 자리를 앉아 본 적 이 없고 항상 서서 발뒤꿈치를 들고 운동을 한다고 하시며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매일 기도와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살다 보니 모든 병, 당뇨병, 까지도 사라졌다고!!
하얀 중절모에 은백색 머리, 진회색 양복과, 검은색 구두를 신은 그 노신사는 작은 키에 다부진 모습이 어느 곱상한 목사님 같은 차림을 하고 계속 발뒤꿈치를 들고 운동을 하고 계셨다.
“어르신께서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고 계셔서 그런지, 연세에 비해서 무척 건강하시고 고우시다고” 나는 한마디 거들었다. 나의 그 칭찬 한 마디에 계속 혼자 하시던 말씀을 중단하고, “보통 미인이 아니신데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으셨다. 내 평생 70이 넘도록 살면서, 그냥 미인도 아니고 보통 미인이 아니란 소리도 처음 들어보는 기분 좋은 칭찬까지 받아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유머까지 있으신 그분께서는 얼마나 당당하신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보여주는데 놀라울 정도로 주름이 없었다ㆍ.
요즘 유행하는 유 튜브 채널 속에 천주교 신부님의 강의 중, “너무 오래 살려고 발버둥 하지도 말고 죽음을 두려워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라” 고 하셨듯이 불교나 원불교에서는 생, 사, 해, 탈의 의미인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아침에 해가 뜨면 무조건 집 밖을 나가서 무슨 일이건 볼일을 만들어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또 다니다가 어느 날 지쳐 쓰러져 죽을 때 그냥 꼴까닥! 하고 한 순간에 죽어라” 나는 매우 공감되는 신부님의 말씀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죽음은 모든 사람들이 겪는 통과의례이며, 인생의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는 순간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 가장 행복한 죽음이다. 그래야만이 본인도 평온하고 자식들도 편안할 텐데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미리서 걱정들을 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의 그 노신사는 누가 원하지도 않는데 마스크까지 벗고 자신의 얼굴을 보여 주는 당당함에 당황도 하였지만 우리는 한번 도 경험하지 못한 늙음을 인정하고 피하려 하기보다는 그분처럼 생기 있게 살면서 노력하는 삶의 모습이 아름답게 빛이 나는 것이 아닐까?
나이듦에 대한 선연의 지혜로.
좋은 정신과 육체 속에 영혼을 맡기고 우리가 사는 순간까지 마음의 주름살을 없애는 힘과 나의 의지대로 잘 걷고 활동하고 100세가 되더라도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는 건강한 삶의 길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지하철의 그 노신사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