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영숙아!! 힘내시게!!

by 유연


이른 연말 송년 모임, 오랜만에 여고 동창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영숙이는 아들만 둘, 딸이 없다. 만날 때마다 자기는 딸이 없어서 늘 외롭고 아들에게서는

잔잔한 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아들도 아들 나름이고, 딸도 딸 나름이라고 위로해 주지만 푸념은 변함없다.


영숙이의 남편은 파킨슨 병으로 병마와 싸운지 8년의 세월동안

점점 병세가 악화되어 지금은 휠체어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다행히 영숙이는 늦은 나이에도 열심히 공부한 끝에 요양 보호사 자격증을 획득하여 병든 남편을 관리, 보호하고 있다.


젊은 시절, 강하고 엄한 사업가 남편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느라 마음고생도 많았던 착한 영숙이...

지금은 아픈 남편 병간호하느라 마음고생이 많은가 보다.


영숙이는 자기 육신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남편을 바라볼 때마다,

'다정함도 없이 아내 소중한 줄도 모르고 윽박만 지르던 혈기 왕성했던 젊은 시절이 그나마 낳았으려나?'

라고, 지난날을 떠올리면서 회상을 해보지만

다 부질없는 일이라고한다,


영숙이는 양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 일주일 전에 우리를 만났던 것이다.

양쪽 무릎 수술을 하고 나면 최소 6개월 동안은 영숙이 자신을 보호하고 재활을 해야 한다.


“남편은 어떻게 하려고?” 영숙이가 수술 후 재활하는 장시간 동안 영숙이 남편 병간호가 궁금하여 내가 묻자,

아들과 며느리가 우선 남편을 요양 병원에 입원하시도록 준비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영숙이 남편은 입원도 하기전에 떼를 쓰며 자기 입장만 말한다고 한다.

영숙이의 남편은 "2개월 이상은 절대 요양 병원에 머무를 수 없어" "그럴 바에는 스스로 목숨을 끓을 거야"라고 협박하며, 침대에 면도날까지 준비해 두고 영숙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한다.

참혹한 현실에 영숙이는 소리 없는 슬픔을 삼킨다. ㆍ


그 소리를 들으니 내가 왜 그렇게 눈물이 날까?

이런 때 영숙이에게 딸이라도 있었으면 위안이 되었을까?


“영숙아! 네가 지금은 수술을 안 한 상태라서 불쌍한 남편에 대한 연민의 정으로 그 말에 순응하지만,

막상 수술하고 재활에 들어가면 너의 마음은 달라질 거야,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울 텐데".....


나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영숙이는 2개월 후면 남편의 간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남편을 위해서 고생하며 복을 지었던만큼 영숙이의 무릎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되어서 재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기를 빌어볼 수 밖에...


착한 영숙이가 원하는대로 빠르게 회복해서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우선 너의 몸이 온전해야 남편 병간호도 가능할 테니 모든 일이 원만하게 성공하길 빌께,

사랑한다 친구!! 영숙아!!"하고 내손을 내밀며 영숙이의 두 손을 꼭 잡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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