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걷기 운동을 못한 지가 꽤나 오래되었다. 온몸이 쑤시고 아프던 차에 공원 산책길에 나섰다. 햇살도 좋고 드높은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하얀 단발머리 할머니의 뒷모습이 보였다.
혼자 뭐 하고 계시나? 궁금해서 가까이 가보니 테이블 위에 웬 악보! 어머나! 트럼펫 연주 연습을 하러 나오셨나 보네. 공원으로 용감하게 나오신 할머니의 열정에 깜짝 놀랐다.
조금 있으니 조경수 가수님의 행복이 무엇인지. 트럼펫 연주 음악이 흘러나왔다. 나는 숲 속 공원길을 걸으면서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들을 바라보며 음악 콘서트 티켓을 선물로 받은 듯 저절로 흥이 나와서 콧노래를 불렀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잖아요. 당신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 이 생명 다 받쳐서 당신을 사랑 하리. 가슴 찡한 노래 가사 말을 음미하며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내 안에서 꽃처럼 피어오르는 잔잔한 작은 것에서도 온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닌 삶의 향기에서도 피어난다. 당신이 옆에 있으면 무언지 모르게 몸과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하고 행복하다.
조용히 어두운 곳에서도 촛불을 켜 놓고 행복을 찾아 나서보자. 불꽃 영상에서도 풍요로움을 찾듯이.
너무 멋지고 낭만적인 단발머리 할머니의 트럼펫 연주를 뒤로 한 채 나의 몸과 마음은 한결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사는 순간까지 배움의 뜻을 품고 자연 속에서 한 송이 들국화 꽃처럼 피어오르는 하얀 단발머리 할머니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할머니! 박수를 보내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