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아무튼 달리기(10)

한물가고 있는 중입니다만

by 판도


붉은 말의 해,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에 태어나 다시 병오년을 맞이한 나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60 갑자를 돌았다는 특별한 기분이 더하니 조금은 이상야릇하면서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불끈 솟아오른다.


사실 유재석이 쉰 넷이니 내가 그닥 한물간 건 아니라는 최면을 스스로에게 걸며 억지 위안을 찾는다.



올해 나의 캐치 프레이즈는,


"2026 日新又日新, 乘機創道"


하루하루 새로워지는 노력을 다하여 기회를 타고 새로운 길을 만들자는 뜻이다.


그리고 친구가 보내준 1년 계획표인 만다라트로 구체적인 1년 목표를 세웠다(만다라트 이야기는 다음 주에 제대로 해보겠다. 오늘 한 가지만 슬쩍 흘리자면 올해 안에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도전 계획을 세웠다.).


*


금주 러닝 기록


20260101 목


새해 첫날이다.

오늘은 무조건 뛰어야 한다.


처음이라는 기분을 만끽하고 기념도 해야 하니까.


용기를 내어 집을 나섰다.


아침 8시, 영하 10도이다.


강추위에 비하면 둘레길에 사람이 많다.


평소 꾸준히 달리는 러너도 있겠지만, 새해 첫날 특별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기분파 러너들도 꽤 있을 듯하다.


그런데 너무 춥다.


특히 안면부와 손끝을 강타하는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육상 트랙에 비닐하우스를 덮어 온실 트랙을 만든 파주시 공무원들의 세심한 배려가 부럽기만 하다.


1월 러닝은 매회 6킬로 이상을 달리기로 했다.


*


넷플릭스에 '육왕'이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처음엔 '肉王'으로 착각하여 보지 않고 패스했다가 친구가 말해준 덕분에 보게 되었다.


육왕의 한자는 '陸王'이었다.


肉肉肉肉體體肉

육왕은 쇠락해가는 일본의 전통 버선 제조업체의 러닝화 브랜드 네임이다.


화투 회사였던 닌텐도가 게임기로 재기에 성공했듯이 드라마 육왕 또한 버선 제조업체의 러닝화 제조의 도전과 고난과 성공을 그린다.


드라마 속에는 많은 러너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뛰고 또 뛴다.


그렇다고 육상 경기만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니다.


새로운 업에 대한 도전과 고난을 그리면서 그들은 울고 웃는다.


드라마 속의 그들이 너무 자주 웃고 울고 화내는 클리셰를 남발하는 탓에 짜증도 났지만,


그들이 울 때는 나도 함께 울었다.


울며 카타르시스를 맛보았다.


그런데 내가 이 드라마를 보고 느낀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새로운 도전이다.


이 드라마를 꼭 보아야 하는 사람은 '도전하려는 자' 이다.


무언가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에 머뭇거리는 독자가 계시다면


반드시 이 영화를 보시길 강추한다.


*


다음 주부터는 달리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달리기 소식은 틈틈이 전할 계획이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타의에 의하여 바뀌려 하고 있는 즈음에,


나는 변하여야 하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해야 한다.


그 꿈에 대한 도전기를 풀어나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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