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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도 Jun 30. 2024

식당의 탄생

41.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

  식당 일이란 정해진 패턴으로 제한된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똑같은 일이 365일 반복되는 것이지요. 하루하루가 새로울 것 없는 그날이고 그날입니다. 지루한 일상에 결국 싫증이 나고 지쳐버리고 맙니다. 감히 식당이라는 조그만 우물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작은 우물 속에만 머물다 보니 생각도 작아집니다. 작은 식당에서 보이는 조그만 하늘이 세상의 전부입니다. 작은 식당에 맞게 내 그릇도 작아집니다. 


  직원이 있는 식당 사장은 그나마 낫지요.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야만 하는 원맨 보스라면 더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방에서 일을 하는 사장에게는 주방이 곧 우주입니다(저를 말하는 겁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고양이 이마 위에서 몸을 놀리며 세월을 보냅니다. 세상사 돌아가는 이치를 알래야 알 수가 없습니다. 어제가 오늘이고 내일이 오늘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게로 나와 하루종일 주방 안에서 몸을 놀리다 일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 몸을 눕힙니다. 그것이 지금 삶의 전부입니다. 장사가 잘 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으니까요.  관건은 결국 누가 더 오래 버티냐의 싸움입니다.


  어떻게 하든 반복을 즐겨야 살아남습니다. 사실 인생 만사 되풀이되지 않는 게 있겠습니까. 나를 둘러싼 우주를 오롯이 즐겨야 하는 것이지요. 일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공부도 하고 짬이 나면 거리를 무작정 걷고 남의눈을 피해 잠도 자는 겁니다. 인간은 기계가 될 수 없으니까요. 무한 반복은 인간계에 있을 수 없습니다. 반복을 반복이라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생각을 하면 방법이 있을 겁니다. 내 인생 전부가 주방 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알에 있는 생명체는 열심히 부화를 꿈꾸며 성장합니다. 부리로 알을 깨고 분명히 세상에 나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경쟁력을 키우며 성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지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부리로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달리 보면 반복이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활동입니다.

때론 지치고 힘겨울 수도 있지만, 한 분야에서 대가가 되고 장인이 되는 것은 무한 반복이 가져다주는 최고의 선물이니까요.


 우리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알고 있습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즉, 하루 10시간씩 우리가 무언가를 반복 훈련한다면 3년 후에는 너끈히 우리가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낙지볶음의 전문가가 되었다고는 자신할 수 없지만요(반복에 지치지 않은 것만으로 신께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아무튼 우리, 오늘도 지치지 말고 기꺼이 즐기며 반복하여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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