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수께끼 이야기

생성된 색인 그리고 조각퍼즐의 완성

by 송백경

철학 관련 책은 정말 참 완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현대인들이 알기 쉽게 쓴 철학" 뭐 저런 콘셉트에 혹해서 가끔 읽기를 시도해 봤는데...

그때마다 철학책들은 나에게 내"병신력" 게이지가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확인시켜 주는 무슨 혈당측정기 같은 역할만 했어.

참으로 잔인하기 그지없는 책들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지.

철학책은 나한테 이런 느낌이야.

우리가 사과 먹을 때 칼로 사과 깎잖아.
빙빙 돌려가며 껍질을 다 까고 나면 이제 맛있게 먹는 거고 그렇지?

근데 사과 먹을라고 껍질을 돌려 깎는데
어? 사과 껍질이 끝이 안나.

껍질이 거의 벗겨진 상태의 맛있는 사과 속살이
눈앞에 딱 보이는데 응? 당장 곧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계속 껍데기가 끝없이 이어져 벗기고만 있어. 결국 사과는 먹지도 못한 채 무한의 돌려 깎기만 끝없이 하고 있는 거야.ㅜㅠ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 철학책을 읽으면 딱 이런 느낌이야.

계속 한 문장만 반복해서 읽고 있어. 다음 문장으로 못 넘어가.
넘어간다 해도 앞에서 읽은 게 뭔 뜻이더라? 하며 다시 되돌아가.

미치는 거야.. 읽고 있으니 끝은 날 테고 얼른 다 읽어서 내용을 이해하고 싶은데... 이게 뭔 말인지 뭔 뜻인지 이해가 안 가니까 한 두 문장 안에서 주구장창 눈알만 왔다 갔다 맴 돌뿐.

끝없이 이어지기만 하는 사과 껍데기 같은 문장만 보이지
전체적 내용이라는 알맹이는 결국 못 먹다가 포기해

그런 나머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철학책은 원래부터 독자에게 "응~ 너는 병신이야. 넘볼걸 넘봐~"라는 교훈을 선사하기 위해 쓰인 책들이 아닐까?

내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난 당신을 지금 당장 존경할 준비가 되어있어.

햐... 이게 뭐라고.. 응? 이게 뭔데?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절찬판매 되는 베스트셀러 철학책을 왜 나만 못 읽지? 왜 안 읽힐까?? 수상쩍긴 했지만 내 의심이 맞았어. 나는 평균 이하 수준이구나...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면 깊은 한숨이 쉬어지지 않겠냐고...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사람인 내가 개만도 못해서야 되겠나라는 심정으로 열몇 번을 시도한 끝에 결국 예닐곱 권쯤? (정확히는 일곱 권) 완독에 성공은 했어.

다만 읽었다 해서 그걸 내가 다 이해했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해

개 같은 놈은 될 수 없다는 처참한 심정이 내게 단순완독의 원동력이 돼주었음을 솔직히 고백할게.

칸트의 소위 "비판" 시리즈는 하품 때문에 읽다말았고...
그나마 니체 관련된 책들은 완독 한 것들이 몇 권 있긴 해.

밝혀보자면

읽기 쉽게 단편으로 엮은"니체의 말" (제일 처음 완독에 성공한 철학 관련 책) 그리고 "마흔에 읽는 니체" 이건 요즘 문체로 작가의 해석을 담아 쓴 거라 읽어볼 만은 했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도 니체가 쓴 책인데 이 책부터 그 생각들이 시작된 거야.


"나는 과연 사람이냐 개냐"

위버멘쉬도 읽어봤는데 초인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 정도만 기억할 뿐...(결코 쉬운 난이도의 책이 절대 아님)

참고로 위버멘쉬가 우리 '쥐뒤래고언' 지용이 별명이나 앨범제목 정도로만 아는 사람이 더러 있을 것도 같은데...

"위버멘쉬"는 초월한 인간 뭐 이런 뜻을 담은 니체가 지은 저서 이름이야.

어디 가서 무식하게 "위버멘쉬는 우리 지용이 오빠 앨범 제목인데요~" 이러면 안 돼.

지대넓얕 철학 편 이 책이 내게 여러 철학자들의 존재와 가르침 등을 아주 얇고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게 도와준 거 같아.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라는 이 책은 철학책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나한테는 정말 쉬운 철학책처럼 느껴졌음.

나머지는 플라톤, 쇼펜하우어 정도까지만 기억나.

그 외에 철학 관련된 책들도 끝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이것저것 읽은 것 같은데... 그리고 그 권수는 완독 한 일곱 권보다 훨씬 더 많은데 솔직히 저자, 도서명조차도 잘 기억이 안 난단 말이야.

당연한 거 아냐? 읽긴 읽었는데 기계적으로 활자만 읽었으니, 게다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도 아니니 기억을 못 하는 거지.

이쯤에서 내 의도를 밝힐까 해

내가 갑자기 왜 이런 철학 책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을까?
나 이만큼 읽었다~자랑하려고? 천만에.. 아까도 분명히 말했어.

"읽었다고 해서 이해한 건 아니다"라고.

실은 이 글은 이것과 관련된 내용이야

올해 8월에 나는 그동안 나에 대해 몰라왔던 어떤 사실을 하나 알게 됐어..

그 사실을 정의하는 키워드 하나가 "아~~" 내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고 난잡하게 흩어져있던 기억 속 수수께끼가 그 키워드의 열쇠로 풀리게 됐지.

아주 우연한 일이 계기가 됐는데 그게 어떤 과정인지부터
먼저 말해볼게.

올해 초 2,3월쯤?

평소라면 절대 응하지 않았을 영상물 촬영 제의(머니멘터리, KBS살림남)가 내게 들어왔고 나는 내가 운영하는 주점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용기를 내서 촬영에 응했지.

며칠간 촬영한 영상들은 나름 편집되어 이윽고 TV와 유튜브에 나왔고 나도 그 영상물을 당연히 봤어.

그런데 보는 내내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영상 시청 집중을 방해하는 거야.

"짜리 몽땅에 이젠 뚱땡까지 붙여 살 존나 디룩뒤룩 찐 '짜리 몽땅 뚱땡이새끼'가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아~그게 바로 나였구나~ㅜㅠ 시부렁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한 번 보고 나서 두 번 다시 해당 영상들을 찾아보지 않았어.
(지금도 보고 싶지 않음)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찌해 볼 도리 역시 없었거든. 몇 년간 이어온 늦은 밤 혼술이 나를 69kg의 뚱땡이로 만들었다는 걸 끝까지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게 사실이야.

이제 와서 뭘 어쩌나... 그런 심정에 계절이 여름으로 넘어가기 전 늦봄까지 (5월 초순) 덥거나 말거나 넥워머로 턱살을 가리며 어떻게든 버텼는데...

씨발 6월 넘어가고 본격적으로 더워지니 턱이고 살이고
'아 몰라 샹' 이러며 워머도 벗어던지게 됐음.

하루에 한 번 아니면 그 이상 몇 번도 난 늘 손님들에게서 사진 찍자는 제안을 받는데 그때마다 흔쾌히 승낙해.
함께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걸 1초도 망설이지 않아.

근데 어느 날 불현듯

"손님이 술 취한 상태에서 나랑 같이 사진 찍어놓고... 그다음 날 술 깨고 나서 본인 스마트폰 사진 넘겨보다

'어? 내 옆에 서있는 이 턱살돼지새끼 누구지?' 만약 이런다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쪼끔 오버해서 말하면 몸서리쳐지더라고.ㅜ

그 뒤부터 손님과 함께 사진 찍고 나면 늘 나만의 소극적 검열을 시작했어.

"저... 방금 찍은 사진 좀 보여주세요."

사진들 속엔 손님과 턱뚱땡이가 늘 찍혀있는데...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지워달라거나 다시 찍자는 말도 못 하면서
'사진 보여주세요' 하는 부탁은 그냥 공허한 짓에 불과해.

'이대로는 안돼' 고민 끝에 평소에 다니던 내과 주치의 선생님께 찾아가 불어난 체중이 고민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은 내게 "식욕억제제"를 처방해 주셨어

난 내가 살아오면서 이런 약을 먹게 될 날이 오게 될 거라 상상도 못 했거든 진짜..

원타임 1집부터 3집 활동 때까지 내 몸무게는 50kg이 안 됐어. 체중계 바늘이 46~49kg 사이를 왔다 갔다 했고 4집 때부터 조금 늘어 52~53kg. 이 체중으로 한 동안 약 10년간? 큰 변화 없이 멸치 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는데...

다시 이야기를 현재로 돌릴게.

나비모양처럼 생긴 식욕억제제는 정말 신기하게도 나를 밥 반 공기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만들더라고...
혼술까지 줄이니 45일 만에 체중이 10kg 가깝게 빠졌어.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보니 아 진짜 턱살도 확연히 줄었고 그렇게 새삼스레 내 모습이 달라졌음을 느꼈는데... 실은 체중 말고 달라진 게 또 하나 더 있었지.

그건 바로..!

내 근본 성정.

그중에서도 나쁘다고 여겨온 것들
(급한 성격, 심한 감정기복, 산만함, 정리정돈 못함 등등)

이런 것들이 사라지거나 완화된 거야.
잔잔하고 평온해졌다랄까?

좀 더 자세히 말해볼게.

머릿속에 어떤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면 예전보다 더 깊고 길게 그 생각에 집중하는 능력이 늘어났고 예민한 리트머스 종이처럼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뾰족한 내 사고회로들은 둥글고 무뎌졌어.

그리고 감정기복의 진폭 깊이가 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그것마냥 아주 얕아졌지.

실은 식욕억제제 복용한 첫날부터 이러한 내적변화를 느꼈지만 난 그때부터 그냥

"식욕억제제가 내게 일석이조 역할을 하네~"
하고 넘기며 은근히 그 변화를 즐겨 넘긴 거야.

(밥 안 먹는데 허기짐 없고 내 생활 속 퍼포먼스는 확 오른듯한 느낌)

하지만 식욕억제제는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처방받을 수 없고 체중감량을 어느 정도 이루고 나니 더 복용할 필요도 없었어.

내적변화를 유지해야겠다는 목적으로 디에타민을 오남용 하는 건 그건 불법이자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을 어기는 마약범죄야.

내게 법적으로 허락된 양의 약을 용법대로 모두 복용하고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으니깐 그동안 잔잔하던 것들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파도가 다시 일기시작하더라고.

정돈됐던 뭔가가 빠르게 흐트러져갔어. 지난 2~3개월 동안 느껴온 안정감들이 그 밸런스를 잃으니 불안감마저 커진거야.

아~큰일이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새로운 고민은 이미 시작됐지.

한편 나는 강박장애, 우울, 불면, 등의 사유로 신경정신과를 지난 몇 년간 정기적으로 다녔는데 마침 약이 떨어져서 약을 타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어. 그때가 아마 7월 초쯤일 거야.

그리고는 주치의 선생님께 처음으로 그간의 사실과 고민, 불안에 대해 말씀드렸지.
(3개월간의 식욕억제제 복용, 그로 인해 느끼는 변화 등)

선생님께서는 내게 식욕억제제를 다시 복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타일러주셨고 이곳 말고 다른 병원에서의 어떤 진료 검사를 내게 권하시며 진료의뢰서를 한 장 써주셨어.

이후 8월 초 홋카이도 대가족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오자마자 나는 의뢰서부터 챙기고 추천받은 다른 신경과 전문의 선생님께 바로 찾아갔어.

내 증상을 설명드리니 이내 선생님께서는 내게 몇 가지 질문을 하셨고 나는 그간 살아오며 경험한 내가 기억하는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더듬어가며 성실히 답변드렸어.

다음번 내원 때 내가 이따 말할 어떤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고 진료상담이 끝난 뒤 나는 두꺼운 설문지를 받아 손에 쥔 채 집에 왔지.

작성을 마친 설문지를 갖고 며칠 후 다시 방문한 병원에서 그날 나는 4시간 가까이 지겹고 긴 검사를 했어.

그리고 일주일 후 내원해서 어떤 결과지를 받았는데
거기에 이렇게 쓰인 문구가 눈에 띄더라고.

"KAARS 211점 기준 임상요인 183점"

눈치 빠른 사람들은 내가 뭘 말하려는지 알 거야.

맞아. 나는 마흔일곱 살에 성인 ADHD 판정을 받았어.

결과보고서를 통해 더 알게 된 점은 어린 유년 시절 때는 과잉행동 및 충동성 주의 산만 증상이 심했지만 자라오며 그건 완화됐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주의력 결핍 장애를 안고 있다는 것.

선생님으로부터 내가 "성인 ADHD"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제야 "아~~" 난잡하게 흩어져있던 기억 파편들이 정렬되며 그걸 기준으로 한 어떤 색인이 드디어 생성된 거야.

유년기, 소년기의 국민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통지표에 "주의 산만함이 그냥도 아니고 심하다"라고 적힌 것,

청소년기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고 늘 겉도는 듯 행동한 것,

청년기 음악하던 시절 곡 작업할 때 꽤 자주 삼천포로 빠져 벌려놓는 건 무지 많은데 완성 못 시킨 음악들이 늘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넘쳐났던 것 등등...

과거 내 약점들이 빚어낸 모든 결괏값의 원인은 바로 ADHD 이거였어.

ADHD가 내게 "너 집중력 저하로 지금까지 살면서 고생깨나 했겠는데?"라고 물으면 '응 그런 거 같아'라고 답은 하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방면에서 다 그랬다고 인정하진 않을 거야.

내 집중력이 보편적으로 약한 건 사실인데 다만 예외의 경우가 있거든.

난 글씨, 글자에 집착해.

더 자세히 말하면 글씨 쓰기, 글자 읽기에 기계적으로 집착할 때도 있고 아니면 저게 좋아서 10시간씩 밥도 안 먹고 할 때도 있어.

그래서 앞부분에 철학책 이야기도 한 거야.

뭔 뜻인지 모르는 책을 내 눈과 뇌는 기계적으로 계속 읽으려고 해. 이건 단순 집착일 뿐 독서도 아닌 그냥 무의미한 행동이야.

하지만 반대로 내가 흥미를 느끼는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보거나 글씨(漢字) 이런 거 쓸 때는 오로지 그것밖에 안 보여. 다른 걸 못할 정도로. ADHD조차 나에게서 저건 못 빼앗아갔지.

그런데 옛날 어린 시절 때부터 줄곧 뭔가를 읽는 걸 좋아한 건 사실인데... 활자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이 정신강박증 같은 건 언제부터 시작됐지? 왜 이렇게 됐을까? 곰곰이 생각하면 이런 환경적 요소도 어느 정도 작용한 거 같아.

흠... 나는 2010년부터 장사꾼으로 살아왔어.

장사라는 게 잘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지. 어떻게 매일 잘돼? 그리고 15년 가까이 장사꾼으로 보낸 세월 속에는 장사가 안 돼서 억대로 크게 개 쳐 망한 가게도 있었어.

하루하루 매출액 그런 것들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스스로 매일 다독이지만 결국 겉모습만 그럴싸하게 쿨한 척 보이려는 거지 실제로 내 속마음에는 작은 흔들림에도 마구 휘갈기듯 움직이는 지진계 바늘 같은 게 한가운데에 있었고 그 바늘은 매일매일 내 속마음에 보기 싫은 낙서질을 할퀴듯 해댔단 말이야.

그래서 저런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내 간절한 마음이 찾아낸 해결책이 "뭔가를 읽거나 쓰거나 하는 행위" 이렇게 된 거 같아.

나를 경험한 주변사람들은 아마 이런 내 모습을 한 두 번 이상은 봤을 거야. 뜬금없는 장소에서도 고개 숙인 채 뭔가를 계속 뚫어지게 읽거나 뭘 계속 써대거나 하는 모습.

아무튼 활자는 나의 현실도피를 가장 빠르게 도와주는 최고의 도구나 마찬가지야.

잊고 싶은 게 있거나 현실이 시궁창처럼 느껴지거나 정신적으로 현타가 오거나 그 모든 부정적 상황에 놓이면 나는 무조건 뭔가를 읽거나 써야 마음이 놓이고 진정돼.

그래도 거지 같은 현실을 잊기 위해 그랬다는 핑계로
유흥, 도박, 마약에 빠지는 것보다야 십만 배 나은 거 아니겠어?

내가 무슨 지적 호기심이 깊은 다독가라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지도 않음) 그냥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서의 "나"를 가장 안정시켜 주는 게 활자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

결과적으로 내가 성인 ADHD환자라는 걸 몰랐던 그 옛날 시절부터 나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열등하다는 점은 주위의 지적으로도, 또 나 스스로도 알고는 있었는데.....

뭔가를 읽고 쓰는 행위에 대한 집중은 반대로 강박처럼
보일 정도이니...

(회사 그만두고 JLPT N1시험 준비할 때가 최고였던 듯. 앞으로 뭐 하며 먹고살지 그 고민 잊으려고 집 앞 롯데몰 4층 만남의 광장에 나가 아침 오픈 10시부터 마감 전 밤 9시까지 열한 시간 을 테이블에 앉아 쓰고 쓰고 또 쓰고 계속 쓰고)

결론을 지어야겠다.

ADHD는 솔직히 과거 내 인생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내게 너무 커다란 해악을 끼쳤어. 이제 와서 돌아보니 ADHD에 너무 휘둘려 나는 제대로 해 온 것보다 제대로 마치지 못한 것들이 훨씬 더 많은 삶을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현재 나는 "콘서타"라는 약물을 하루에 한 번씩 먹어.
그 양도 허용치 최대 레벨이야.

약을 먹으니 분명 어긋나 있던 곳이 치료되는 느낌이 들어.
내 ADHD가 언제 다 완치될지 그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요즘은 뭔가가 리셋된 기분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어.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라는 아쉬운 생각도 드는데 지금이나마 알게 된 걸 더 다행이라고 생각해.

괴랄한 모습을 가진 내 삶 속 수수께끼는 이렇게 풀리게 됐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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