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을 여행하다.
우산을 들 수 없는 너를 위해, 온전히 비를 맞았던,
비 오는 날 산책은 내게 세례와 같았다.
비를 맞는 것은 물에 빠지는 것임에도, 이상하게 당신을 향한 아픔도, 나의 괴로움도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래, 너무나 추웠으나 따뜻했고 타오르는 만큼 식어갔다.
하지만 식어가는 것이 내게 안도였기에 너는 이 시간이 공포였고, 나에게는 너를 위한 나락이었다.
그래서 이 모든 건 아팠으나,
서로 소중한 마음이 그리 나온 것이니 울지 마라 한다.
그저 나는 고독한 삶 속의 너를 위해, 너의 외로움을 감싸려 함께 걸었을 뿐이니까.
네가 울면 아프단다.
애초에 너의 눈물은 비처럼 우리를 씻겨주지 못하고, 새로 태어나 함께할 내일을 막을 테니.
그냥 나와 손 잡아 주란다. 그리고 말한다.
나는 너의 눈물을 막으며 발맞춰 빗 속을 계속 걷자고,
혼자서 아프지 않도록.
우리는 정리되지 않은 삶 속에서, 알 수 없는 미래를 앞에 두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는 지나치게 편안해지고, 또 살아가다 너무 괴로운 날에는 살아있음을 느끼죠.
그래서 썼습니다.
너무 괴로운 날에 홀로 빗속을 걸어, 어두운 그곳으로 향해야 하는 친구와 함께.
우산을 버리고 앞으로.
저승으로 함께 가는 모습일 수도,
이승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함께 나아가는 모습일 수도 있지만,
결국 어디에도 대입되고, 읽냐에 따라 달라지는 글을 바랐던 저의 이상이 실현되었으니.
저는 거창한 이야기 뒤에 사소한 모습으로 우산을 쓰지 못하는 개와 함께 빗속으로 향하며 글을 마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