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을 여행하다.
검은 커피고, 막막한 독서이건, 똑같이 심장은 아플테니, 심연 안에서 나를 찾기 위해 나의 어둠 속으로 빠지는 것보단,
나 대신 꺼져버릴,
화자라는 불을 가진 글 속으로 들어가서,
꿈을 꾸는 거다.
그렇게 맛을 느낌으로써 살아있단 걸
느꼈던 내가, 이번에는 책의 누군가에게 빠져드는 걸로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는 것이지.
바보 같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커피가 아닌 빵을 먹고, 빵만 먹으면 목맥히듯이 온전한 집중이 불가능하니까, 책을 읽을 때 어느 정도의 집중력을 위해 딴짓 느낌으로 밥이 아닌 간편한 빵을 먹는거다.
그래, 나의 점심은 브런치이며 티타임이다.
독서라는 아주 찐한 에스프레소의 시간이니까.
그러니 이건 화자와 나만의 고독하지만 따스하고 또 뜨거운, 타오르는 태양과의 티타임이 식사가 되는 거다.
문제는, 공교롭게도 이 방법은 육체적인 굶주림도 정서적인 허기도 완벽히 채우지 못한다.
그저 어느 한쪽이 거덜 나서 죽지 않는 연명치료 같은 식사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맛이 느껴져서 행복과 직결되기에, 이런 방법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지.
그리고 그래서 살기 싫었던 나는,
자신에게 한계를 부여하고 식사를 거부하고 살아왔다.
물론 그 덕일까, 탓일까.
나에게 몰입되는 주인공은 둘이며,
하나는 작중 시작 전에 사망해 버렸다.
정확히는 시작하는 시점에 심장... 아니 엔진이 멈춘 것이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나는 세상과 작별을 준비 중이었고,
우리의 결말은 죽음뿐이라는 것은 다를 빠 없으니까.
아니,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그 끝과 나에겐 없을 나란 랑을 회상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나 자신은 내게 말했지.
너는 랑이야. 그리고 나는 나란 로봇이야.
그렇게 랑과 나의 사막이란
책을 읽으며, 심장이 고요히 내려앉았는데, 지카가 치러준 장례 뒤에, 로봇인 나의 회상과 감정에 심장이 터질 듯 뛰다, 이걸 쓰는 순간에 찔린다.
감정이라는 칼에 나의 심장을 말이다.
그리고 이 감각, 이것이 맛인 거다.
물론, 난 우직한 소로 태어났으나.
위는 하나뿐이라, 다시 뱉어서 씹으며 곱씹어 볼 기회가 없는 사람이니까.
난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진짜 맞는 맛인지 모르지만.
그래서 확실한지, 맞는지도 모르기에 글로 써 내려가기 좋은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일용할 양식 삼아 글을 씀으로 살아나간다.
그리고 기억에 남지 않는 부분은, 나에게 울림이 없었던 거였으니, 괜히 생각을 해보며 다시 입에 넣지는 않는다.
그 탓에 어긋날 수 있고, 침 맞을 수 있어도.
그렇게 나아간다.
이게 낭만이라면 낭만이고, 허세라면 허세겠지만.
어차피 영원한 꼬맹이인 나는 그렇게 식사를 마친다.
결국 끝까지 먹지도 않은 채
커피잔을 내려놓고 빵을 남겨둔 채
나의 수명이라는 돈을 내놓고는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