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숲
나 봄이라
겨울 되어
사람 얼리고
나 봄이라
여름 되어
사람 녹이지만
나 봄이고
봄이라
내가 없는
삶인 것을
초봄은 참 슬픈 계절 같습니다.
추위에 잡아 먹혀, 자신의 따스함 못 살리고
더위에 잡아 먹혀, 따스함이 아니게 되는데.
결국 둘 다 자신이 아닌 각각 겨울과 여름의 바람에 자신이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사람이라면 컨디션도 제멋대로일 테고,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도 다 본인 것이 되죠.
하지만 생명을 싹 틔우는 계절인 봄은 내가 아니었는데라며 무시하고 넘길 수 없고, 시간은 말을 할 수 없기에 자신이 아니었다 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솔직하지 못한 사과로 꽃만 피우고 일찍 사라져 버리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나와 달리,
솔직하지 않게 아름답고
변덕 따위 없는 꽃이니까.
세상에 나 대신 내 역할 떠안고 살아가주길 빌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