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써 사랑받을 수 있을까
제목에서 말했다시피 글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미술은 스쳐가면서 봐도 그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그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고, 음악은 틀어만 놔둬 전율과 감정을 전달해 주는데.
글은 결국 각 잡고 읽지 않는 이상, 닿을 수조차 없다. 심지어, 미술처럼 누구나 느끼도록 아름다움을 담을 수도 없고, 음악처럼 완벽하게 감정을 터트리긴커녕 어지간해서는 전율은 꿈도 꾸지 못한다.
물론, 정보전달에는 글만큼 완벽한 것은 없지만.
예술로 넘어가버리면, 글의 무기는 그리 크지 않다. 그나마 자유를 이야기해도, 갈래를 구분해 버리면 그 마저도 의미 없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 널렸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임에도, 글은 예술의 재능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라 생각하는데.
이 세상에는 진심으로 글을 사랑하고 쓰는 사람들이 넘쳐흐른다.
참, 이상하지 않은가?
견문 좁은 사람에게 글은 결국 학문일 뿐인데, 점 점 사라져 가는 존재인데, 정말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참 단순한 이야기였다.
내가 글을 쓰게 된 진짜 사유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이는데 집중하는 미술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힘을 쓰는 음악. 그 무엇도 그 아름다움에 대한 주관과 감정 그 자체를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를 표현하고도 싶고 공감도 받고 싶고 당신의 생각도 궁금했던, 욕심 많은 아이에게는 그런 걸 다루어주는 글이 무엇보다 적합했다.
그리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으니, 그런 글의 힘이 끌렸던 사람, 많았겠지.
그러니 글은 예술로 가기에는 너무나 주관적이고 직관적이지 못하지만, 그 본초적인 아름다움이 예술로 만들어준 단순한 이야기여서 예술인 거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예술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 걸까.
이 말대로면 단점을 덮을 만큼 그만의 힘과, 어쩌면 예술에서는 희소성도 가지고 있는데.
나는 그 이유를 글은 감각에 의한 게 아닌 만큼 다른 것보다 어렵고, 또 쉽기 때문이라 본다.
사람은 그렇기 때문에, 나처럼 초심을 다시 잡거나 잃을 일이 없지 않고선, 금방 지쳐서 글과 자신을 깎아내리게 되고.
심지어 읽는 사람 또한, 상상력과 집중력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워서 빠져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시기를 건너고 다시 사랑하게 된 수많은 작가와 독자가 있는 한, 글은 계속해서 빛나며 예술이란 이름 가지고 살아갈 거다.
그러니 글 또한 예술로서 이어지리라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