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후두염으로 아픈 둘째를 두고 첫째와 예약해 뒀던 레스토랑에 다녀왔다. 든든히 밥을 먹었는데도 돌아오는 길이 너무 추웠다. 사람만 보면 도망가는 길고양이가 길을 막고 도와달라고 계속 울 정도였다. 집에 가서 남은 계란 두 알로 스크램블을 해서 따뜻한 물, 담요와 함께 주차장 근처에 두고 왔다. 상태도 좋고 활발한 걸 보니 생존에 대한 의지가 강해 보였고, 먹기만 하면 밤을 버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비 아저씨와 이웃집에서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한파에는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이른 새벽에 출근하면서 보니 그릇이 비워져 있었다. 혹독한 밤이었을 텐데 꼭 살아남았으면 했다. 부은 목과 콧물로 힘들어하는 둘째도 마음이 아프지만 어젯밤만큼은 길고양이가 더 마음이 쓰였다. 새해에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모든 존재들이 따뜻했으면 좋겠다. 또는 한파가 오더라도 그 밤을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한 난로 하나 꼭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