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환상을 보다

05. Aladdin and a wonderful lamp そして信頼

by Norturne

여기까지 생각하니, 슬슬 내가 해야 할 다른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난 오늘 센터에 가서 아이들에게 간단하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영어 동화책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읽어주는 것은 아니다. 그냥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영어 표현과 함께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정도이다.


내 집 근처에는 보건·복지가 잘 되어 있는 탓인지, 가족 안위로 한 센터나 여러 가지 학습과 창의력 행사에 도움이 되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그리고 가끔씩 그런 센터에서는 나와 같이 대학교 전공이 영어와 관련된 쪽이거나, 아니면 외국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대상으로 잠깐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무거운 마음이 아니라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다.

처음 이 센터에 갔을 때 꽤나 건물이 높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곳은 2층에 있었으므로 나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층 주변부를 한 번 돌아보았다.


아이들은 서로 친한 아이들과 떠들고 웃으며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정경이 마치 액자 속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그림의 화폭은 인상주의 풍으로, 수채화를 그리듯 전체적인 배경은 부드럽게 그려져 있다. 왼쪽에는 낡아 보이는 나무 의자가 있다. 도색을 한 탓인지 색이 노랗다.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은 정면을 바라보지 않고 측면을 보고 있다. 컴퓨터에는 초록색 빛이 새어 나오고, 여자아이들은 인형놀이를 하고 있다. 인형은 바닥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정경이 마치 액자 속에 담긴 듯하다.


나는 그 그림 같은 장면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한 층만 올라가면 되니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엘리베이터는 금색이다. 보통의 엘리베이터는 은색인 경우가 많은데, 이곳만은 금색으로 되어 있었다


그것도 색이 바랜 느낌이 아니라 방금 덧씌워진 듯 밝게 빛나는 금색이었다.


나는 2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2층의 구조는 대충 이러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앞쪽에 내가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교실이 있고, 왼쪽편에는 훨씬 넓은 활동실이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의 오른쪽에는 비품실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ㄱ자 모양인데, 비품실 끝에는 화장실이 있고, 복도의 제일 끝에는 발코니 같은 공간이 있다. 나는 종종 수업이 끝난 뒤 그 발코니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곤 한다.


오늘은 혼자 일하는 날이었다. 교실 안에는 아이들 8명이 있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내가 읽어줄 책은 「알라딘과 요술램프」이다. 「알라딘과 요술램프」는 너무 유명한 설화집인 「아라비안 나이트」 속편 가운데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영어로 하면 Aladdin and the Wonderful Lamp라 번역할 수 있다. 나는 동화책 버전이 아니라 원작을 기반으로 한 번역본을 읽은 적도 있다. 사실 알라딘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거나 이해하려 애쓸 필요 없이, 소원은 곧장 이루어진다. 그것이 아이들에게는 매력적인 것이다. 하지만 물론 「아라비안 나이트」 자체도 문화적 가치를 가진 설화집이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시간이 다 되어 나는 아이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이제 읽어볼까?”


아이들은 고맙게도 내 수업을 항상 잘 들어준다. 아마도 영어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런 듯하다. 나는 차분하게 책을 읽어나간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본문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들어준다.


그중 한 아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요술램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왜 세상에는 요술램프 같은 게 없는 걸까요?”


물론 현실에는 요술램프 같은 건 없다. 아무리 찾아도 그런 편리한 도구는 없다. 요술램프는 문지르면 요정 ‘지니’가 나타나고,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 사람을 죽이거나 살리는 것만 빼면 어떤 소원이든 상관없이 빌수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요술램프는 마법 같은 도구라서 현실에는 없는 걸지도 몰라. 그리고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이 세상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을 거야. 좋든 나쁘든.”

분명히 이 세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띄었을것이다. 난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맞아요. 어른들은 더 욕심이 많아질지도 몰라요. 그리고 아이들도요. 저만 봐도 갖고 싶은 게 많거든요. 그런데 소원에는 끝이 있잖아요. 단 3번. 신중하게 골라야 하니까요. ”


분명 소원은 3번이다. 우리는 신중하게 소원을 고르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소원을 빌며 기뻐하는 사람도 있고,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마법적인 요소가 일상에 존재한다면, 아마 많은것이 크게 바뀌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 이야기가 나오는 편을 영어로 읽어주었다. 그들이 마법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에서 책 속의 오디오 장치로 노래 [A Whole New World]를 함께 들었다. 아이들은 즐겁게 따라 불렀다.


마지막 장에서 알라딘은 공주를 되찾고, 아프리카 마법사로부터 자유를 얻으며 궁전에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노래가 흘러퍼진다. A whole new world. 양탄자를 탄 알라딘은 자스민에게 손을 내밀며 “Shall you trust me?”라고 질문한다. 그러면 자스민은 살짝 고민하는 듯한 기색을 보이면서 “Sure.”이라고 대답한다. 이 장면은 정말로 판타지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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