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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의 오후 Jul 05. 2023

석가모니의 가르침

인간관계

#1. 거리 

사람과의 관계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따뜻한 화로를 대하듯 관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려면 화로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가까이 가면 뜨겁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죽게 된다. 아무리 친한 관계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관계는 인연이다. 불교에서는 ‘인’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은 이것을 돕는 간접적인 힘이라고 한다. 인연은 헤프게 맺어서도 헤프게 다루어서도 안 된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허투루 여러 사람을 친구삼고 자신은 인간관계가 좋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의미 없는 관계를 맺게 되면 그 인연은 청명하지 못하다. 그 인연으로부터 좋은 영양분을 받기는커녕, 내 영혼은 점점 시들어져 간다.      


명심보감 ‘교우’에서는 좋은 벗을 가려서 만나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이 나온다.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것은 마치 난초가 있는 방에 있는 것과 같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향기를 맡지 못하나 결국 그 향기가 나에게 배게 된다. 악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나 결국 그 냄새가 나에게 배게 된다. 붉은 물감에 담긴 것은 붉게 변하고, 검은 물감에 담긴 것은 검게 변한다. 그래서 군자는 함께 지내는 사람을 신중히 선택한다.      


친했던 관계가 무료해지고 다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단순히 상대방과 지내온 세월이 길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함께 만나서 보내는 시간이 매일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되고,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과 배려심이 사라지기 시작한 탓이다. 그래서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듣고 싶은 이야기들이 쌓일 때쯤 친구에 대한 그리움도 커질 것이다. 그리움이 어느 정도 커져 만나면 더욱 반갑고 상대방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게 된다. 내 말에 공감해주고 경청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렵다. 생각과 행동에 공감대가 없으면 그 관계는 지속하기 어렵다. 일 년에 가끔 만나는 사람도 사고의 공감대가 없으면 그 자리의 시간이 지루하고 따분하지 않던가. 하물며 하루 멀다 하고 자주 만나는 사람과 공감대 없이 입으로만 자신 생각을 주절주절 떠들어 댄다면 상대방도 나도 결국 공감의 대화는 하지 못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말들보다 쓸모있는 말 한마디가 당신의 영혼에 기쁨을 준다는 것이다. 공감이 없는 대화는 상대방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 되면 조금만 기분이 상해도 상대방의 견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 사람을 쉽게 비판하고 비난하게 된다. 칭찬하기보다는 단점을 찾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진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말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내뱉기에만 바쁘다.     


정원을 아름답게 잘 가꾸기 위해서는 사방팔방에 바람이 잘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약간의 거리를 둔다. 통풍이 안 되면 나무는 썩고 병에 걸린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 지나치게 엮여 있어서 어느 순간 서로가 감당하기 끔찍할 정도로 관계가 무거워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이나 나무나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바람을 잘 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이 잘 통해야지 불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저 멀리 날려 버릴 것 아닌가.      


상대방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지나친 관심과 질문은 하지 않아야 한다. 나만 감치고 싶었던 사생활을 공유하는 순간 서로가 특별한 관계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과 장소에 공백이 있을 때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는다. 이것은 건강한 관계를 위한 해결책이다. 매일 다투던 친구와도 적당한 시간 떨어져 있으면 나쁜 감정과 생각들이 사라지고 오히려 안부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리움이 쌓일 때쯤 벗을 만나라. 관계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니 따뜻한 화로를 대하듯 관계의 거리를 유지하라.      


[해동용궁사]


#2. 인맥과 행복

사람들은 종종 폭넓고 다양한 인맥을 성공의 필수 요소로 여긴다. 하지만 행복은 인간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라. 사랑받고 소속감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영원하지 않고 나와 언제까지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그 오래된 벗에게 한순간 배신감을 느끼게 되면 원수가 되어 험담을 해대지 않는가. 배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배신감은 왜 생기는가. 상대방에 대한 내 기준을 나름대로 설정해두고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언행을 상대방에게 나에게 하게 되는 경우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죽음은 또 어떠한가.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언제까진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은 그 모든 관계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 둘 사라진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통해 불확실한 타인과의 관계에 내 모든 행복을 의존하기보다는 홀로 있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야한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존중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지향점을 찾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정진해 나가야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커갈수록 외로움을 덜 느끼고 행복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또한 타인에게 덜 의존하게 되어,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인간관계는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내 행복을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은 아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은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그것을 통해 내가 하는 일에 동기를 부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과 동기를 다른 사람의 인정에만 의존한다면 주체적인 내 삶은 무너질 것이다. 다른 사람이 인정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정만을 바라보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위해 사는 것은 결국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 될 것이다.    


[해동용궁사]
#3. 고독

혼자있는 것을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모든 즐거움과 행복의 기준이 타인으로부터 받는 칭찬과 관심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다. 

인생의 희노애락이 모두 타인이 자신을 보는 시선에 의해서 결정지어지는 것이다. 이세상은 살아가기 험난한 곳이며, 서로 맞기 않는 사람들과 살기에는 더욱 어렵다. 태어나서 죽는 이여정에서 지친 나그네가 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무지에 지친 나그네가 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아가야 한다. 사랑이든 의무든 간에 어떤 명분으로든 얽매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말고 또한 어떤 명분으로든 다른 사람을 얽어매지 말아라. 그것은 집착이다. 떠나보내는 것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며, 자유는 행복에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만약 우리가 분노, 불안, 소유와 같은 어떤 것에 집착한다면,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      


우리는 어차피 혼자 이 세상에 태어나 혼자 세상을 떠난다. 우리 모두는 이사실을 알고 있지만 잊어버리기도 하고 오히려 혼자보다 여럿이 있을 때 더 외롭다고 느끼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있으면 외롭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방황하기 시작한다. 혼자 서있는 것은 두렵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온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다가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면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다행히도 삶의 끝으로 갈수록 정서적 의존은 대개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에 관심을 덜 보이고, 혼자 있는 것에 더 만족하며 내면의 관심사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년이나 그 이후에 이런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은. 어쩌면 죽음으로 인해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이별을 덜 고통스럽게 하려는 자연의 자비로운 섭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혼자 있는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고독함이자 지독한 외로운 시간일 것이다.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면 힘겨운 일이지만, 그것은 또한 성장의 기회이기도 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자신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우리가 더 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철학자 니체는 고독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그는 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가고 창조적인 생각과 행동이 가능하다고 논했다. 우리는 모두 외로움을 느낀다. 때로는 압도적인 파도처럼 외로움은 고립감, 소외감, 버림 받은 느낌이다. 그것은 우리가 사랑받고 소중히 여겨지지 않는다고 느끼게 한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른 감정이다. 고독을 통해 자신이 평온하다고 느낄 수 있다. 고독은 진정한 행복과 관련이 있다. 고독을 느끼고 있다면 자신과 연결하려고 노력해보아라. 명상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탐구해 보아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다. 고독은 우리에게 내면의 힘평화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문제는 마음이다. 몸은 한가로운데, 마음이 한가롭지 못한 것이다. 마음이 한가해야 정신이 안정되고 고독에 평화가 깃든다. 마음이 이리저리 풍랑에 휩싸이면 정신이 쉽게 지친다. 잡다한 세상만사에 치여 이리저리 마음이 휩쓸리다 보면 내 정신도 널을 뛴다. 내 몸이 어디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마음이 한가롭지 못하면 정신은 늘 피폐해져 있다. 마음이 한가로우면 정신이 활발해져서 건강한 생각이 차고 솟는다. 


[해동용궁사]

     

#4. 내안의 부처

마음이 한가롭고 활발한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삶에 유용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금강경’에 이런 일화가 나온다. 독화살에 맞는 남자를 의사에게 데려가려고 했지만 그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듣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그는 누가 화살을 쐈는지 그는 도대체 누구인지 활은 어떤 모양인지 계속 질문했다. 결국 아무도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고 결국 그는 의사도 만나보지 못하고 죽었다. 이렇듯 쓸데없는 질문만 하면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내 자신에게 유용한 질문을 해야한다. 내 인생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질문 말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유용한 질문은 탐욕을 버리고 정신을 맑게 하여 통찰을 얻고 해탈을 이르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이다.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생각하며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질문이 필요하다. 나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궁극적으로 그것을 얻기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을 통해 인생의 방향이 바뀌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사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우리는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진정한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내 안에 있는 부처를 만나라. 부처를 만나는 과정은 어떤 신비스러운 경험에 의한 변화가 아니다. 내 마음이 한가롭고 평안해지는 심리적인 상태의 변화이다.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라. 지금 여기에 내가 존재하고 있음이 중요하다. 내 마음이 안정되어 있고 깨끗하고 순결하고 더러움이 없고 부드러우면서도 즐기고 유연하며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상태가 부처를 만나는 경험이다. 자신의 중심을 찾으면 고독도 애틋한 친구가 된다. 중심을 확립한 이는 사실상 자유로운 존재이다. 고독을 껴안으면 외로움이 무력화된다. 나 혼자라 할지라도 다른 이에게 의존하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게 된다. 삶의 주도권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다. 어떠한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고립될 수도 혹은 홀로 서 삶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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