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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을 출간하며 (공저,그 집 식구들의 비밀)

출간에 발 담그기

by 글쓰는 오데트



“여러분, 책이 도착했어요.”


기다리던 첫 책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그 집 식구들의 비밀.‘ …공동저자 11명이 쓴 가족에세이다. 작년 여름, 출판사에서 최리나 작가님께 공저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일정 금액을 내고 작가님의 강의를 들은 후 공동출간에 참여를 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교정과 쓴 글의 피드백도 다 작가님이 맡아주신다는 것. 참여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했다.




공저 프로젝트라...망설였고 머뭇거렸다. 나의 첫 책은 초기비용이 없는 기획출판이 될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보여 주고 싶었다. 나 스스로에게. 너도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지난해 찾아왔던 지독한 번아웃과 무기력증이 나를 집어삼키기 전에.




자비출판이긴 하지만 공저라 비용의 압박이 적었고, 출판사에서 먼저 온 제안이라 투고에 대한 부담감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판매량에 대한 불안감도 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동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책의 홍보를 게을리할 수 없지.

난생처음 쓰레드를 시작하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올리고… 주변에도 출간 소식을 알렸다.

이 책을 쓰며 많이 울었고, 또 치유받았다. 나 자신과 화해를 했으며 가족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어두운 거실 한편, 엄마는 말없이 내 책을 끝까지 다 읽으셨다.




지금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인 이유도 출간을 경험하며 미약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글을 시작할, 그리고 완성할 자신감. 돌이켜보면 책은 늘 쓰고 싶었지만, 글의 시작은 항상 힘겨움이었다.

쓰고 싶었던 순간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일정과 계획에 떠밀려 첫 글을 시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결론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쓰고 싶은 때를 기다리다 보면 오늘 하루도 그냥 흘려보내게 될 것이다. 운동도, 글쓰기도 , 공부도… 해야 되니까, 목표가 있어서, 당연한 듯 그냥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책을 쓰면서 깨닫고 있다.




고개를 드니 책상 앞 드림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작년 초에 만들어 둔 꿈의 지도.

출간작가, 북토크, 서점에 놓인 나의 책… 어설프지만 조금씩 채워지고 있었다. 공저라 북토크는 당치도 않다는 나에게, 글벗이 등을 떠밀어준다.


“공저라고 못할 게 있나요? 연습한다 생각하고 우리 모임에서 간단히 경험을 나누어주세요.”


이젠 내가 그들의 등을 떠밀 차례다.

“쓰고 싶은 때는 영영 오지 않아요. 그냥 오늘도 써요, 우리. 당연한 의식처럼. 저녁밥을 먹듯, 양치를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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