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자격증 도전기
수봉이 만삭 때 집에 있는 게 너무너무너무너무 매우 매우 심심했던 나는 막달까지도 나와 지긋지긋하게 붙어있는 입덧과 함께 제과제빵 자격증 반에 입문했다.
평생교육센터에는 여러 가지 자격증 과정이 많았는데, 한식, 중식, 일식, 바리스타까지 다양했지만, 만삭에 배가 너무 나온 터라 불을 쓰고 칼을 쓰고, 또 바리스타는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임산부들에게 조금의 커피는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또 막달까지 토덧을 하고 있었던 터라 커피를 마실 수 없어 선택권이 없었다. 나에게 남은권 제과제빵뿐..
그리고 나는 또 빵을 좋아하고 사랑하니.. 학창 시절에 남들과 똑같은 대학 4년을 전공 부전공 복수전공 170학점 이상을 듣고 졸업했던 터라 나는 대학에서 점심시간에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항상 빵으로 점심을 대체해서 빵걸이라고 불렸는데, 오랜만에 빵걸이 다시 되어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힘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아주 소문한 똥손이라.. 빵이 이렇게 어려웠던가.. 먹는 건 쉬웠는데 만드는 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오븐의 온도에도 민감하고, 발효의 상태를 보면서 모양 만들기를 해야 된다는데.. 이게 언제가 그 발효가 적절하게 완료된 타이밍인지.. 아 그 감이 나에게는 오지 않았다..
그래도 기왕 시작한 거 끝을 보자!라는 마음으로 우선 필기시험부터 접수! 이틀을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했다. 사실 배도 무겁고 속이 안 좋아서 책을 오래 볼 수 없었기에, 내 선생님은 유튜브였다.. 유튜브에 무료 지식 나눔을 해주시는 많은 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뒤뚱뒤뚱 필기시험을 치러 가서 요즘은 컴퓨터로 문제를 풀고 제출 버튼만 누르니 바로 그 자리서 합격여부가 나왔다. 커트라인에서 1점 차이로 합격이던가? 와.. 역시 난 능력자다.. ㅋ 놀아도 나의 머리는 어디 가지 않았구나? ㅋ 토하면서 뇌가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크하하하 자신감 뿜뿜 하게 의기양양하게 나와서 시험장 근처 맛집을 찾아 뼈해장국을 열심히 먹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자축을 해야지! ^^
토해도 어쩔 수 없다. 원업이 먹을 테다! 하며 전투적으로 먹을 때 회사 동료가 연락이 왔다.
"잘 쉬고 있어? 어디야?"
"나 시험장 왔는데?"
"또?!!!"
지치지 않는 나의 도전과 왜?? 갑자기 빵으로 흘러간 나의 스토리에 깔깔 웃었다.
그러나 실기수업을 두 번을 남겨놓고, 우리 딸은 예정일보다 3주를 먼저 나왔다..
세상에 나오면 맛있는 게 더 많다는 것을 알아서 인가... 성격도 급해라...
그렇게 나의 베이커리 자격증 도전은 저 멀리 날아갔고,
잊고 있다가.. 이제 내년 3월 입소 어린이집을 앞두고 있으니, 다시 스멀스멀 빵의 기운이 스며들고 있는 중이다.
아니 시작을 했는데 끝을 봐야 하지 않을까?
아이를 재워놓고 또 제과제빵 학원을 검색하고 있는 나를 보니.. 어이가 없다.. 그 괴로움을 또 하려고 하다니..
그래.. 나는 고통을 만들어 내는 자구나..
빵걸! 내년 3월 다시 도전합니다! 얍얍!^^ 엄마는 학원으로 딸은 어린이집으로~! 우리 같이 성장하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