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나란히 서는 일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어깨는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고 웃고 있는 얼굴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옆에 있는 그는 아무렇지 않아보이는데 나만 혼자 긴장한다.
사진이 잘 안 나올까 봐 걱정하는 마음은 사실 사진 때문만은 아니다. 이 모습이 혹시 실망스럽게 남을까 봐 그의 기억 속에서 조금 덜 예쁘게 자리 잡을까 봐 괜히 마음이 앞서 간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나면 어떻게 나왔는지 재빨리 확인한다. “나 괜찮아?” 이 말에는 사진보다 더 많은 질문이 담겨 있다. 지금의 나를, 지금의 이 순간을 그도 좋게 기억해 줄 수 있을지 묻는 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닫는다. 사진을 확인하느라 놓치고 있던 게 있었다는 걸. 화면 속의 나는 어색했을지 몰라도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걸. 사진은 남기려고 애써야 남지만 눈빛은 애쓰지 않아도 남는다.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나를 향해 머물던 시선, 말없이 웃어주던 그 순간 나는 이미 충분히 사랑받고 있었다.
지금도 가끔 그때 찍은 사진들을 넘겨본다. 솔직히 말하면 썩 잘 나온 사진은 아니다. 그래도 지우지 못한다. 그 사진 속에는 내가 가장 예뻤던 모습 대신 그의 눈 안에서 가장 사랑받던 시간이 담겨 있으니까. 어색했던 건 나뿐이었고 그는 이미 사랑의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사진으로 남기기엔 서툴렀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충분히 사랑을 남기던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