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당신과 이제는 이별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당신과 써오던 나의 추억의 일기장을 이제는 덮으려고 합니다

by 페르소나L

여보, 많이 사랑했습니다


한 때는 당신과 가정을 이루고 아이도 낳고 노후에도 함께 해서 평생 반려자로 살고 싶었습니다


한번 무너진 관계라도 다시 고쳐나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아직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면 다시 재결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아파하고, 매일 새벽을 눈물로 지새더라도

당신과 다시 웃고, 떠들면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보, 여보에게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여보, 나는 몰랐어요.

한번 깨진 거울은 그 유리 조각을 다시 주워서 붙인다고 예전과 같은 모습일 수는 없다는 것을요


아무리 다시 붙여도, 이미 그 거울은 금이 난 거울이었다는 것을요


나는 부정하고 싶었어요


그렇게라도 당신 곁에 있고 싶었어요


그런데 계속 거울을 들여다 보니, 금이 난 거울 속의 내 모습은 너무도 처량했어요


매일 밤을 울면서 한편으로는 당신이 속상한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어요


그건 제가 그려 낸 환상일 뿐이었지요


이제야 한 발, 두 발 떨어진 채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지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하자고 했던 당신이 이젠 지쳤다고 헤어지자고 말을 하네요


그러지 말라고 울면서 빌었어요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거든요.


근데 나는 이제야 알았어요

세상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무너지고 있었단 사실을


여보, 여보에게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저에게 당신은요, 환상 속의 그대였어요.

존재하지 않는 무의 세계에서 당신이 언젠간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고

당신은 언젠가 나의 슈퍼맨이 되줄거라고 맹신했어요


여보, 미안합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여보, 많이 힘들었지요?

이제는 여보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꼭 찾아요.

내가 미안했어요.


조만간 말할게요.

우리, 이별해요.



당신의 신부였던, 당신의 아내였던,

당신을 참 많이도 사랑했던, 페르소나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