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틀을 새로 짜는 힘
요즘 교육 현장은 혼란스럽다.
AI가 아이들의 글을 대신 써주고, 숙제해결은 물론 진로 상담까지 돕는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던 교육의 목표는 어느새 ‘AI를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일로 바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생각이 겉잡을 수 없이 파고 든다.
“이 시대에 우리가 길러야 할 진짜 힘은 무엇일까?”
이 질문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창의력’을 교육의 핵심으로 여겨왔다. 새로운 생각, 남들과 다른 길을 찾는 능력.
하지만 인공지능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지금,
창의력만으로는 더 이상 인간의 고유한 힘을 설명할 수 없다.
‘창학력(創學力)’이란게 있다. 즉 새로운 배움의 틀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주어진 지식을 잘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지식의 경계를 엮어
새로운 학문과 관점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내가 지식의 습득자일때나 전달자일때 숱하게 되뇌인 말이 있다.
“생각을 넓혀라”, “틀을 깨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들었고 반복해서 말했다.
하지만 요즘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창의력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예전의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이 지식의 ‘생산자’로 나서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도 그 변화의 징후가 조금씩 보인다.
고교학점제, PBL(프로젝트 기반 수업), 융합형 탐구활동 같은 시도들 말이다.
비록 아직은 미약하지만, 그 안에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질문을 만들고, 세상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것이 바로 창학력의 시작이다.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어떤 학생이 과학 시간에 배운 빛의 원리를 미술 시간의 색채와 연결 짓고,
그것을 인공지능의 이미지 생성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예술 언어를 만든다면 어떨까.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학문을 짜는 사람’, 창학인(創學人)이 될 것이다.
창의력은 아이디어를 낳지만, 창학력은 세상을 다시 구성한다.
이제 우리는 배우는 힘을 넘어, 만드는 힘을 이야기해야 할 때다.
교육의 무게 중심은 창의력에서 창학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