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 성공할 수 있다.”
“글을 쓰면 인생이 달라진다.”
“달리기를 하면 뭐든 극복할 수 있다.”
나는 이 말들을 진심으로 믿었다, 그리고 수없이 말해왔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 말들을 내 입에서 들었을지 모른다. 나는 그것들이 내 삶을 바꿨다고 말했고, 누구든 그렇게 하면 인생이 바뀔 거라 확신하듯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실제로 따라한 이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변화의 불씨를 찾았고, 누군가는 다시 무기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 역시 내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말들은 어쩌면 절반쯤은 진실이고 절반쯤은 거짓이었다. 책을 읽는다고 모두가 성공하지 않았고, 글을 쓴다고 삶이 바뀌는 것도 아니었으며,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상처가 모두 치유되는 일도 없었다, 나도 그렇게 믿고 싶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는... 사기꾼이었던 건 아닐까, 정말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 게 맞을까, 아니면 나부터 그 말에 취해 있던 건 아닐까. 나는 분명 진심이었고, 나 자신을 바꾸기 위해 애썼지만, 그 진심이 언제나 옳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걸 알아차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그동안 ‘변화’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걸 말해왔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고, 하루를 계획하고, 루틴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는 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고, 똑같은 자리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뭔가 결정적인 게 빠져 있었다.
바로 ‘왜’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방법을 말했지만 방향을 말하지 않았고, 실천을 말했지만 그 실천의 목적을 묻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아주 큰 실수였다. 아무리 좋은 도구도, 엉뚱한 방향으로 휘두르면 오히려 나를 해친다, ‘나를 다듬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건 내 삶을 정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하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윈도가 되어선 안 된다.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달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그것을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 질문 없이 하는 노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왜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가?’,
‘왜 이 책을 읽는가?’,
‘왜 나는 글을 쓰고 달리는가?’,
그 질문이 빠지면, 모든 행동은 그냥 남의 것을 흉내 내는 데 그친다.
나는 한동안 그런 흉내 속에 있었다, 책을 읽는 나 자신이 뿌듯했고, 글을 쓰는 내 모습이 근사해 보였고, 달리기를 하는 내가 뭔가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그 방향이 엉뚱하면 제자리였다, 노력은 했지만 결국 나는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다만 지친 몸과 혼란스러운 마음만 남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를 다듬는 일’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삶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걸. 나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나를 마주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걸. 책을 읽는 건 삶의 태도를 바꾸기 위한 것이어야 하고, 글을 쓰는 건 내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한 도구여야 하며, 달리기는 내 안에 맺힌 감정을 풀어내는 출구가 되어야 한다.
그게 빠지면, 우리는 점점 더 지치고 회의적으로 변한다, “이래도 안 바뀌잖아”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고, 결국 이런 노력들 자체를 부정해버리게 된다. 문제는 ‘나를 다듬는 일’이 아니다, 방향 없는 실행, 의미 없는 반복, 남의 인생을 따라 하려는 마음, 그게 문제다, 그리고 나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말하고 싶다, 책을 읽는다고, 글을 쓴다고, 달린다고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라고, 그건 삶을 바꾸는 조건이 아니라 재료일 뿐이라고. 그 재료를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나에게 달려 있다, 내가 그걸 왜 쓰는지, 어디에 쓰는지를 모른다면 아무리 좋은 도구도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스스로를 기만하게 된다.
나는 지금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린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다, 행동 하나하나에 이유를 묻는다, 내가 원하는 삶에 맞는 선택인지, 이게 진짜 내 방식인지 스스로에게 확인한다. 그렇게 살다 보니, 완벽하진 않아도 덜 흔들린다, 정답은 아니지만 내 길이라는 확신은 든다, 그리고 그 확신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지금 누군가의 방식을 흉내 내고 있진 않은가? 혹은 자신을 바꾸려다 지쳐서 다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잠깐 멈춰도 괜찮다 멈춰서 묻고 다시 시작하는 게 진짜 의미 있는 삶의 시작이다. 책을 펴기 전에, 운동화를 신기 전에, 내 삶을 먼저 들여다보자.
‘나를 다듬는 일’은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나를 담는 그릇이고, 삶을 움직이는 방향이다. 그걸 모른 채 쫓기듯 달리면 결국 길을 잃는다. 나는 지금도 그 방향을 찾기 위해 걷고 있고, 또 가끔은 멈춰서 나침반을 꺼내 들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는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책도 좋고, 글도 좋고, 달리기도 좋다, 하지만 그 모든 건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게 빠진 노력은 언젠가 반드시 벽에 부딪힌다. 그러니 다시 묻자, 당신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가? 왜 오늘도 습관을 지키려 애쓰는가? 그 이유의 대한 당신만의 대답이 당신을 지켜줄 것이다.
삶을 바꾸는 일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어야 한다, 흉내가 아닌 삶, 그게 진짜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