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이야기 1 - 맛있는 식당을 찾아라.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이제 열심도 애씀도 버리고 안 하고 있는데.
사실은 내가 뭘 해도 안되니까 에라 모르겠다 자포자기했는데. 저런... 무변화 무반응이로세.
그래.. 이 주옥같은 느낌이 싫어서 [내려놓음]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짠 거지, 해도 안 해도 어차피 똑같으니까. 웃긴 게 뭔 줄 알아?
그렇다고 내가 뭘 대단히 한 것도 없어! 그래놓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마음이 무너졌다며 낙망.
웃기지 않아? 패배자의 헛소리 같은 거야.
영화나 드라마도 주인공을 뭉개고 개막장으로 가다가도 다시금 빛 같은 것도 있던데,
현실은 두 손 두 발을 들다 못해 죽겠다 싶은데도 나라는 사람은 무시하고 걍 가는 거야.
이쯤 되니까 나는 또 머리를 쓴다? 이번에는 진짜!! 신이 날 이렇게까지 모른 체 할 일 없어, 내 삶의 반전이 이제 곧 시작되겠지. 또 기대를 한다?
노노!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아냐?
그렇게 당하고도 또 속는 나는 진짜.. 하..
그래서 내가 한동안 글도 쓰고 싶지 않았어.
삶이 거지 같더라도 꽤 고요하고 차분한 글귀로 후미에는 나 자신을 위로하며 다시 희망으로 향하는 글을 써왔지. 지금 딱 그게 싫은 거야.
고상함? 웃겨. 희망? 됐어. 기대? 필요 없어.
어차피 아무 소용없어.
이때 제일 쉬운 게 뭔지 알아? 먹는 거야.
적은 돈으로 엄청 공들여서 맛있는 음식을 찾고 다음 날 그 식당에 방문하는 거지. 대단한 열정이야~
그리고 평가라는 것을 해.
공들인 만큼 맛이 있다면 썩 좋은 기분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역시~ 나의 촉이나 픽은 나쁘지 않고, 서치에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며 안심하게 돼.
그런데 기대보다 맛이 별로잖아?
내 기분도 끝장나는 거야.
식당을 찾느라 쓴 시간과 그 식당에 찾아간 에너지 (여기에는 꾸밈 시간도 포함이야. 씻고 화장하고 옷을 찾고 등) 돈까지 지불했는데 와... 맛이 없다?
뒤지는 거야~
당연히 식당 주인에게 내가 뭐라 할 수 없지~
다만 내 얼굴에는 불편함을 머금은 채, 그때부터 동행한 남편한테 짜증 내. 내가 너라도 잡아야겠다!!
동시에 내 머릿속은 끊임없이 계산과 후회,
다른 식당에 가려다 망설였던 것까지 모두 필름처럼 돌아가는 거야. 기분 잡쳤어. 나락이야.
더 이상 내 마음이 불행까지 치닫게 할 순 없으니까 그때부터 정신을 차려 보는 거지.
상황보다 더 꽃 같은(순화) 내 성격을 보자 하니 이건 짐승이야. 그때부턴 나를 좀 돌아보기 위해 촤~ 하게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 보는 거야.
미친 듯 날뛴 감정에게 이제 좀 쉬라고!
오늘 너의 감정 활동량이 지나쳤으니. 이제 이성이라는 것을 활용하라고. 머리가 폼이 아니니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해보자며.
원인이야 늘~뭔가 안 풀리고 답보 상태의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지.. 근데 그걸 언제 다 곱씹고 앉아 있어?
일단 제일 분명한 타겟-나 자신부터 찬찬히 들여다보는 거야. 그때 남편이 확실히 도움이 돼.
나는 혼자 살았다면 꽤 독특한 사이코가 됐을 거야. 은은한 광기를 친구들이나 사회에 전염시켰겠지?
그 와중에 적절히 사람들 눈치나 비위도 맞추면서.
물론 리얼 나보다는 사회 속 내가 안전한 편이긴 해. 다들 그렇지 않아??
여하튼 다시 돌아가서 '이게 그럴만한 일인가?'
스스로 자문해. 남편은 나의 황당한 짓에 이골이 났지만 다시 차근히 설명해 주는 편이야.
"여기는 다시 안 오면 돼. 좋은 경험을 한 거야"
이 말이 묘하게 기름을 붓는 것 같은데 슬슬 정신을 차리게 한다니까.
내 탓을 하는 거 같지 않거든.
그냥 경험 삼으라는 말이, (경험)이라는 단어에 모든 더러운 감정을 밀어 넣으면 되니까 내 꼬락서니 같은 것은 뒷전이 돼.
그래 다시. ‘이게 그럴만한 일이야?’
내가 명품을 샀냐? 아님 비트코인을 샀어? 사기를 친 거야? 당한 거야?
기껏해야 1~2만 원. 좀 비싸게 먹으면 3~4만 원 대 한 끼를 먹으려고 종일 인터넷에서 온갖 식당을 다 뒤지고, 기어코 찾아가서 음식 품평이나 하고 앉아 있는 꼴이 어딘가 많이 하찮아.
나 이제 40대야. 스케일이라는 것을 좀 키워봐.
성질은 좀 죽여. 내 뜻과 같지 않은 게 원래 인생인데.
대체 한 끼 식사에서 뭔 의미를, 무엇을 찾고 싶은 거야? 오늘 먹은 청국장이 너 자신은 아니잖아?
왜 청국장에 빙의는 하고 지랄이야?
이 콩만도 못한 인간아~
셀프 욕을 들어 먹으니 생각이 다른 방향으로 펼쳐져.
내 거지 같은 현실도 말이야~
그것도 (경험)으로 셈 치고, 경험이라는 단어로 다 밀어 넣는 거야. 그렇게 하면 내 성격을 탓하거나 죄책감도 가질 필요 없어.
맛없는 ××식당. 답보 현실 중 무언가 경험인거지.
나는 힘겨운 삶을 견디며 잘 살아가다 한 번씩 수틀리면 (혼자) 지랄 지랄 하면 되지.
식당에 온갖 정신을 바치듯, 내게 주어진 일과 사람들에게 온 마음과 정성을 바치면서 잘 지내다가~
내가 꽤 열정적이고 적극적이거든!
그리고 내 삶은 다시 믿어보려고.
콩이 청국장 됐듯 나도 내가 뭐가 될지 끝까지 가봐야 알 거 아냐. 이대로 꺾이기엔 억울하니까.
이왕이면 나는 맛이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고 말겠어!! 싶은 심정으로 다시 가보는 거지 뭐,
내가 아님 누가 나를 제대로 믿어주겠어.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