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깊숙이 들어가다

루틴의 설계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by 검마사


소재를 찾는 데 성공했다.

어두운 과거를 시작으로 이제는 바뀌었다는 내용으로 쓰고 싶었다.

힘든 과거를 이겨내고 인생 2막을 열어가는 희망에 찬 내용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면 꺼낼수록 마음이 밝아지기보다는 어두워졌다.

글로 옮기니 과거의 일들이 더욱 생생하게 내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한때는 밤을 새워가며 호형호제하던 인간들이 이제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

내 사정이 어려워지게 되자 그들은 연락을 끊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술 동무였지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것이다.

회사에서도 나를 이용해 먹기에 바빴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월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결국에는 소송까지 이르게 했다.

준다는 말만 하고 잠적해 버린 이들도 있었다.

일이 잘되면 몇 배로 돌려준다는 말만 하고 일이 어려워지자 입을 싹 씻은 이들도 있었다.

힘들 때만 동료고 상황이 나아지자 역시 연락이 어려워진 지인들도 있었다.

과거의 일을 떠올릴수록 글은 무거워졌다.

어둡고 깊은 동굴 속으로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여기서 멈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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