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차려준 아침상, 우리가 일궈낸 소중한 일상

by 너울

자발적 재택근무를 선택하며 얻은 소소한 행복이 일상 곳곳에서 미소를 피워냅니다. 오늘 아침엔 남편이 정성스레 끓여준 따뜻한 만둣국을 마주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보다 더 시원하고 달콤했던 건, 식탁 앞에 앉아 잠시 나누었던 우리 부부의 회상 시간이었지요.


20대 후반에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어느덧 40대 중반.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참 부지런히도 달렸습니다. 남편은 어느덧 '이사'라는 직분으로 조직의 임원이 되었고, 저 역시 개인 사업자로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부부가 느끼는 가장 큰 행복은 직함이나 보수보다도, 바로 '시간의 자유함'입니다. 직장에 매여 있지 않아도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만들었고, 덕분에 그 소중한 시간을 자기 관리와 가족에게 온전히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가 아닌 ‘둘이 같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 더 좋습니다. 만약 부부 중 한 사람만 얻은 자유였다면 마음 한편에 미안함이 들었겠지만, 이제 우리는 미안함 대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고 인정해 주는 든든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면 가끔 둘이서 외식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 셋을 키우며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던 30대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여유이지요.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하다 보면 문득 연애 시절이 떠오릅니다. 팔짱을 끼고 걷거나, 운전하며 슬쩍 마주 잡는 손길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평범한 일상들. "이런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었던 순간들이 다시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벅찬 감사가 밀려옵니다.


저에게 이런 '재택근무'를 선물해 준 것은 다름 아닌 SNS의 시작이었습니다. 거창한 꿈보다는 그저 책 읽기와 글쓰기가 좋아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나의 일상이자 업이 되었습니다.

처음 '작가가 되겠다'며 노트북을 펼쳤을 때만 해도 가족들의 눈치가 보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던히 견디며 꾸준히 걸어온 저를, 가족들은 묵묵히 지켜봐 주었습니다. 이제 제가 노트북을 켜는 순간, 남편과 아이들은 제 몰입을 방해하지 않으려 스스로 자기 일을 해결합니다. 그들은 제가 지나온 시간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살아있는 증인이니까요.


오늘 아침의 만둣국 역시 그 깊은 배려의 결과물이었습니다. 남편의 응원 덕분에 기분 좋게 노트북을 열어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함께 저녁에 먹을 재료를 장보고, 주방에서 서로 잘하는 요리를 뚝딱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소소한 일상들이 오늘 하루를 가득 채워줍니다.


치열하게 살아온 어제가 있었기에 오늘 마주 잡은 손이 더 따뜻한 것이겠지요. 이 자유와 행복을 잃지 않도록, 저는 내일도 저만의 속도로 이 길을 계속 걸어가 보려 합니다. 다행히 이번 주는 내일까지 재택근무가 이어지거든요.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마음껏 공유할 수 있는 지금이 저에겐 최고의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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