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엄청나다
원동력이 주는 힘을 아시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자, 나를 이루고 있는 단어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고3인 본인은 진로상담 중 "수야는 어떤 걸 가장 좋아해?"라는 질문을 받았다.
교무실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아무리 생각해도 단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연예인이요."
그렇게 연예인을 가장 좋아한다는 말로 하여금, 담임과의 진로 상담이 1분 만에 종료된 사건이 있었다.
그 후 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교무실을 걸어 나오자 왼쪽 측면 게시판에 수많은 벽보들이 붙여져 있었다.
그중 눈길이 가는 포스터가 하나 있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DIMA 캠프 모집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이름이 어딘가 익숙한데….
= 본인은 공개방송을 뛸 정도로 블락비 지코의 광팬이었다.
그렇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바로 지코의 대학교였다.
포스터를 천천히 정독하기 시작했다.
동아방(줄여서)에 일주일간 합숙하여 무성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지원 파트는
1. 카메라 촬영 2. 영상편집 3. 연기
이렇게 3가지 분야로 나눠져 있었다.
맨 아래 적힌 글을 보니 입상을 하면
대학교 입학에 가산점을 준다는 것이다.
저 대학교에 간다. 그러니 무조건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
1차로 지원동기와 파트를 적은 서류 전형을 통과해야만 했다.
편집? 난 해본 적도 없다.
연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그럼 남은 건 딱 하나. 촬영이었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본인은, 그동안 봤던 영상제작 관련 내용들을 적기 시작했다.
배우 류덕환이 직접 연출하고 촬영한 영상을 찍어 자신의 사이트에 주기 적으로 업로드하였다.
그것들을 보며 느낀 점을 적었다.
배우 곽정욱은 성균관대학교 졸업 영상회를 열었는데, 본인이 출연도 하고 연출한 내용을 영상화하였다.
*사담이지만 그 영상회 현장에는 나와 친구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연예인이었다.
이 두 가지를 엮어 최대한 있어 보이게 글을 적었다.
서류전형이 통과되었고, 무사히 디마 캠프에 입성하게 되었다.
고1, 고2 친구들과 함께 팀이 꾸려졌는데 그 친구들에게는 열정 보단 즐거움만이 가득해 보였다.
본인은 절실했다.
이 대학교에 입학해야 하기에.
3일 차가 되던 날 같은 팀원 친구들과 과자파티를 하며 부탁을 했다.
“너희에겐 내년, 내후년의 기회가 또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아니야.
나는 꼭 입상을 해야만 해. 너희들이 도와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착한 우리 팀원들은 더욱 열심히 진심을 다해 촬영에 임했고,
본인은 대학교 네이밍이 중요했지, 전공은 중요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느 과를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방송보도제작계열 저널리즘 전공을 발견했다.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도대체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알다시피 자극적인 낚시성 제목은 이해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
누군가를 제대로 미워하려면 그에 대해 본인 또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방송보도과 면접전형을 지원하게 되었다.
면접 당일 학과장의 과 점퍼를 본 입시생들의 눈이 부러움과 선망으로 가득했다.
심지어 입어보라는 말에 실제로 자리에서 일어나 입어보는 입시생도 있었다.
참 신기하게도 나는 관심이 없었다.
살면서 완벽한 촉이라는 게 있다면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순간이다.
나는 이 대학교에 입학할 거니깐, 그때 내 점퍼를 입어야겠다.
당당하기 그지없는 속마음이었다.
전혀 해본 적 없는 전공에 면접전형으로 입학하기 위해 눈에 다래끼를 15개나 달았으면서 말이다.
그 덕에 나는 눈웃음으로 다래끼를 열심히 숨기며 면접을 마쳤다.
운전면허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주변에서 따라고 할 땐 따지 않다가, 우연히 기능 시험장에서 발견된 세븐틴 승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본인은 그날 당일 운전면허 필기를 신청했다.
운전면허를 보면 아래 취득 날짜가 적혀있다.
그 연도라도 숫자를 맞추고 싶었던 덕후의 마음... 팬의 마음이었다.
사법시험 준비하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암기하여 도로주행까지 한 번에 땄는데.
부승관 씨가 기능 시험에 4번을 떨어졌다는 소식을 방송에서 듣게 되었다. 저기요…
그래도 덕분에 운전면허는 딸 수 있었다, 진심으로 고맙다.
원동력이 주는 힘은 이렇게 어마무시하다.
대학교를 가게 하는 힘을 주고, 두려워하던 운전면허를 딸 용기를 준다.
내겐 단지 그 대상이 연예인이었을 뿐이다.
그 어디에도 원동력은 존재한다.
+추가
기자분들의 노고를 알 수 있는 3년이었다.
모두 수고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