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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공오년생 Sep 10. 2024

가방 속에 영화

나는 나아가야 한다

용암은 차오른다

나의 큰 가방은 끊어질 수 없게

나를 꼭 껴안고 있다.

절벽을 기어올라 

손이 까져

몸은 부스스해져

옆 주머니에서 화려한 껍데기를 버린다.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원동력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나의 등과 제일 가까운 가방문을 열고

무엇이 들었나 살펴보니

내가 살아온 필름이 있었고

이어나갈 영화가 만들어져가며

그것을 함께하는 관객과 연출자들이 

있었다.


난 잠시 

바라보고

잠시

필름을 다시 재생시켰다.


나는 가방문을 굳게 닫고

가방을 앞에 매며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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