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1, 앞에서

꿈꾸던 유학,

외국어습득론 강의 듣는 첫날

너무나도 설렜었다.


'사람은 언어를 어떻게 배우는가' 로 시작되는 책.


오오, 드디어 나도 그 비밀을 알게 되는 걸까!


너무 신나 있는 나에게 세계의 석학들이 주신 말씀:


'심리학, 언어학, 사회학, 나아가 컴퓨터공학자들까지

아주 다양한 답을 했는데,,, 모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 그렇구나.


그 많은 이론과 연구들,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는 현명한 말씀.


문법, 어휘, 듣기, 말하기, 평가를 잘 하는 법…

다 좋고, 멋졌고, 고개도 끄덕여졌다. 아휴, 그럼 그럼, 언어 교육계 안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가 존재하지.


그중에, 왜인지

'화자들 간의 관계'가 영향을 준다는 이론에 눈이 갔다.


말하는 상대와 나의 Power relation 이 외국어 습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 외국어 교육계에서도 소위 돈이 되는 분야랑은 거리가 먼 주제인데, 계속 마음이 갔다.



예는 수도 없이 많았다.

이른바 ‘브로큰 잉글리시’라고 비판 대상이 되는

조금 문법이 틀린 발화들.

일반인이 말하면

- 야, 저거 다 틀렸어. 라고 비판받기 십상이나


유명인, 혹은 소위 슈퍼리치들의 문법 틀린 발화들은

- 와, 어떻게 저렇게 이해하기 쉽게 말하냐, 라는 칭송을 받는다.


토익이나 토플에서 이런 주제나 competency를 평가하지는 않지만, 나는 언어 학습자에게 아주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믿는다.


파워 다이나믹과

또 하나 맞물려 있는 것은 바로 아이덴티티.


텍스트로 주고받는 대화에도 적용된다.


카톡을 보낼 때,

'1' 이 사라졌나 확인하는 대화창이 있고,

그렇지 않은 창이 있다.


담담하려 마음을 다 잡지만,

사라진 '1' 후에 이어지는 침묵의 파장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그래, 그 이면에 내가 바라는 게 있어서 그런 거겠지.

.

.


나는 불자는 아니지만 스님들의 법문도 즐겨 보는데,

한 노 스님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같이 일 할 때, 답을 줘야 해요.

결정이 날 때까지 고민하면 오해가 쌓여요.

고민 중이면, 지금 고민 중이다, 검토해 주고 답을 주겠다.

이렇게 가볍게라도 말을 전해주면 상대가 얼마나 마음이 편해져요.'



상대의 행동을 내가 바꿀 수는 없다.


이 마음, 글, 기억하며

내게 오는 메시지들에 답을 착착 주자고

다시금 마음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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