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신, 그냥 해보는 연습

이유를 찾기보다, 행동이 나를 바꾸는 순간

by 서녘

나는 늘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그 이유를 찾지 않으면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납득이 되지 않으면,

진심을 다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늘 스스로를 설득하고,

머릿속에 이유를 단단히 세워둔 뒤에야 행동할 수 있었다.


처음엔 그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주어진 일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더 선명히 만들어주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왜?’라는 질문이 나를 지치게 했다.


이유를 찾고, 납득하고,

또 스스로를 설득하는 데 드는 시간이

행동보다 더 길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건 더 이상 준비가 아니었다.

못했을 때의 핑곗거리를 만드는 행위처럼 느껴졌다.


‘이건 준비가 필요해서 못했어.’

‘이유가 확실치 않으니 지금은 아직 아니야.’


결국 멈춰 있는 나에게는

아무 결과도, 아무 변화도 남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 성격 자체가 답답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질리고, 스스로가 싫어지는 순간들이 잦아졌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왜?’라는 질문을 덜어내고,

그 시간을 행동으로 채우기로 했다.


특히 글을 쓸 때 그런 습관이 강했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해.”

“주변이 정돈돼야 하고, 내 마음도 준비돼 있어야 해.”


그런 조건들을 다 채워야만

비로소 쓸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글은 그냥 앉아서, 눈을 뜨고,

손을 움직이는 것뿐이었다.


타이머를 돌리고,

매일 한 편이라도 끝까지 완성하는 연습.


결국 그 꾸준한 결과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행동이 곧 원동력이 된다.

결과가 쌓이면 다시 의지가 만들어진다.


그 단순한 순환을,

나는 스스로 너무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이제는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


‘왜’를 찾느라 망설이기보다,

일단 해보고 나서 이유를 만들어도 늦지 않다고.

나에게는 이해와 납득이 먼저여야 한다고 믿었던 것들.


이제는 그 믿음도 잠시 내려두기로 했다.


할 수 있는 걸,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

그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전부일지 모른다.


오늘도 그 연습을 해본다.


생각보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그냥 한 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