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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Nov 04. 2021

당신에게도, 취미생활이 있습니까?

취미 덕분에 삶이 윤택해 집니다.

"십자 인대가 끊어져서, 더 이상 과격한 운동은 금물입니다"

 2017년, 사내 동아리 농구모임 도중 무릎을 다치게 되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청천벽력과 같았다. 나에게 '농구를 하는 것'은 20년 이상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유일한 매개체였으며, '앞으로도'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는 농구는 '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으로의 변화가 필요했다. 또 다쳐서 애꿎은 가족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순 없지 않은가, 게다가 나이도 이제 서른 중반을 바라볼 나이, 시기적으로도 더 이상 이어 나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젠 다칠 일도 없겠구먼"

 병문안 오셨을 때 장모님이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겉으로는 별말씀 안 하셔도 걱정을 많이 하신 모양이다. 2년 넘게 같이 생활하면서 봐 오시면서, 내심 많이 걱정도되셨나보다. 그 당시에도 매주 토요일 운동을 나가서 발목과 손가락을 다쳐서 온 적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째가 태어나도, 둘째가 태어나도 토요일은 '농구하는 날'로서 유일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개운하게 땀 흘리고 좋아했던 나였기에, 걱정되셨지만 그래도 나를 존중해 주셨었던 기억이 난다.



"무언가에 홀리듯, 갑자기"

 그로부터 1년 후, 정말 문단 제목처럼 무언가에 홀린 듯 로켓 배송으로 카메라를 하나 구매하게 되었다. 가격도 저렴했지만 디자인이 큰 몫을 차지했다. 정말 예쁜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지출했던 금액은 40만 원 초반, '비싸다'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40만 원이면, 저렴한 렌즈 하나도 버거운 금액인 것을 난 몰랐다. 그렇게 카메라에 달린 번들 렌즈를 꽂아 놓고, 사진 취미의 길로 향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무언가 '남겨야지' 하는 무의식이 작용했다고 본다. 움직이지 못하여 발산하지 못하는 나의 에너지가 컷을 위해 반드시 '멈추어야'하는 사진을 새로운 취미로 선택한 것에 대해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주변 분들께 '사진 예쁘게 찍는다'라는 소리를 들을 때 기분이 너무 좋다. 마치 진짜 사진작가라도 된 듯하였다.

나의 첫 카메라. 바디는 엔트리 급이였지만, 렌즈는 이후에 좋은걸로 하나 맞췄었다.



"나의 느낌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

 인스타 그램을 접한 것도 그때다, 예전에는 '팔로우 늘리기'를 해서 연예인 병에 잠깐 걸려봤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몇몇 소수 분들이나마 넷상에서 나의 '작품 활동'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초창기 사진 생활을 시작해서는, 누군가 나에게 "종화 씨는 왜 사진을 찍나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의 느낌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 인스타 등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사진을 갖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으로 출세해서 가있는 친구 녀석은 내가 올렸던 남산 야경사진을 본인 아이폰 배경으로 걸어놓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다더라, 등등 내가 찍은 사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드렸다는 내용의 피드백을 받을 때 기분이 참 좋다.

첫장은 그림을 그리겠다는 외국인, 두번째장은 내친구의 아이폰 배경화면

"또 다른 도전"

 브런치를 해보게 된 계기도, 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의 인스타그램에는 사진과 어울리는 글귀 혹은 아이디어를 짧게 올리곤 하는데, 해당 SNS는 '사진'위주라, 나의 글은 사실 관심을 받을 수가 없는 구조였다. '무언가를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글에도 도전을 해 보고 싶었다. 지금 목표는 1일 1 글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물론 업무가 바빠지면 어렵겠지만, 나름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이 또한 사진처럼 누군가에게 '느낌'을 공유하고, 조금이나마 다른 이들에게 '울림' 이 있길, 바라 보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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