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

by 필제

작품설명: 어릴적 트리우마를 가지고 살아온 (성인인 된 갈레이) 광대 아저씨가, 나라는 또다른 자아인, 어린 갈레이를 만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가면을 벗어던지는 이야기 입니다.


갈레이는 광대를 좋아했다. 갈레이가 좋아하는 광대 인형극을 보러 가자고 조른 날, 범인에 의해 아빠와 엄마는 죽었다, 범인은 광대 가면을 쓴 아이의 얼굴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칼을 던졌다. 칼이 얼굴에 꽂혔다. 온 얼굴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었다.

다행히도 무사히 살아날 수 있었지만, 아이에게 남은 것은 광대 같은 얼굴뿐이었다.


그 이후로 갈레이는 얼굴에 광대 가면을 쓰고 밖에 나갔다. 갈레이는 길거리에 광대가면을 쓰고 일하는 아저씨를 목격했다.


갈레이는 처음에 단순히 광대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했다.


'광대 곁엔 아무도 없어. 광대는 항상 웃고 있는데,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섭다며 피하지. 그래도 괜찮아. 내 진짜 얼굴이야말로 광대니까. 그 모습을 가릴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광대가 되어도 괜찮아.'


그러나 학교에서 또래 친구들에게 진짜 얼굴을 들켰을 때, 아이들은 광대라며 비웃었다. 그리고 그날도 어김없이 갈레이는 광대 아저씨를 찾아갔다.

이상하게도 입 밖으로 말이 술술 튀어나왔다.


"강도가 들었어요, 아빠랑 엄마를 죽였어요. 제 얼굴도 마구 찔렀어요. 그래서 광대 얼굴처럼 망가졌어요. 학교에 갔더니 제 얼굴을 보고 광대라면서 웃었어요. 근데 이 광대 가면을 쓰면 진짜 광대인 줄 모르니까 좋아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아저씨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얼굴은 눈물바다가 되고, 트라우마처럼 남았던 기억이 다시 차오르면서, 가슴을 부여잡아도 좀처럼 진정되질 않았다.


"광대는 사람을 웃게 만들어 줘요. 모든 불행을 잊게 해 줘요. 그러니까 난 광대가 좋아요. 아저씨가 좋아요. 아저씨는요? 가면 속 아저씨의 얼굴이 좋아요?"


"난 이 얼굴이 싫어. 그렇지만..... 내 얼굴이 부끄럽지 않아. 그날의 전투에서 살아남았다는 증거이니까. 그러니까 누군가 내 얼굴을 보고 비수를 꽃는데도 괜찮아. 난 내 얼굴에 만족하니까"


광대 아저씨가 가면을 벗자, 어린 갈레이의 얼굴에 난 흉터와 똑같은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그럼 아저씨는 왜 항상 가면을 써요?"


"그건 말이야, 존재만으로 사람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단다. 난 내 얼굴이 위협적인 무기가 되지 않길 바라거든"


"무섭지 않아요. 오히려 멋진걸요! 대단한 흉터예요. 살아남았다는 증거지요. 부끄럽지 않아요. 감출필요가 없어요. 만약 사람들이 손가락질한다면 말하세요. 이 얼굴은 강도와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위대한 증거라고, 그러니 당당히 고개 들고 살 수 있다고 말이죠. 아저씨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 진짜 아저씨의 모습을 드러내세요"


"고마워"


그날 이후로 아저씨는 가면을 벗었다. 그는 본래 얼굴로 사람들의 광대를 자처했다. 그 뒤 독특한 얼굴로 사람들에게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은 어딘가 친숙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인터뷰를 하러 와 있었다.


기자가 질문을 시작했다.


"갈레이 씨, 무명으로 15년간 광대 가면을 쓰고 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계기가 데체 뭡니까?"


"처음에는 제 얼굴이 당연히 무섭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곱씹어 보니 이것은 제가 어릴 적 강도의 칼에서 살아남은 증거 더군요. 전투에서 살아남은 증거라, 대단하다면 대단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무섭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때 알았습니다. 제 얼굴은 무서운 게 아니라, 그 자체로 대단하단 걸요."


그때였다. 인터뷰하던 기자뒤로 어린 갈레이 환히 웃으며 나타났다


'고마워요, 아저씨. 제 얼굴에 난 흉터가 대단하다고, 그러니까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말해주어서요. 제 삶을 살아가도록, 웃음 짓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전 아저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아저씨도 저의 행복을 빌어주실 거죠?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실 거죠?'


"물론이지"


'그럼 됐어요. 광대 아저씨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세요. 아저씨는 제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니까, 앞으로 저 같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세요'


"약속할게 반드시..."


'안녕'


"안녕"


광대 아저씨는 아무도 없는 빈 허공에 쓸쓸히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해서 광대역할을 자처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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