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의 덫에 걸렸다
마치 거미의 밥이 된 것 마냥
덫에 걸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날 거미에게 집어삼켜질 뻔한 뒤로
내 눈은 거미줄을 찾아내는 초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 뒤로 내 세상이 달라졌다
내 눈에 거미들은 득실거렸고, 촘촘한 거미줄은 더 많이 보였다
난 거미에게 먹히는 다른 곤충을 보게 되었다
곤충은 거미의 포로가 되었다가 그의 사냥감이 되어 잡아먹혔다
나는 곤충을 구해주지도 구해줄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내 안위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처음 만난 거미 하나 때문에, 난 소중한 것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나는 거미줄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느라, 앞을 보지 못했고
거미가 있는지 살피느라, 같이 온 사람들을 챙기지 못했다
내가 눈여겨보아야 했던 것은 거미나 거미줄의 존재 여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주의 깊게 보아야 했던 것은 내 앞에 들이닥친 상황과, 함께 있는 이들의 존재였던 것이다!
난 어리석었고, 대단히 어리석었으며
거미에 대한 공포감이 나를 온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과거가 될 것이며
난 오늘날을 회상하며 고개를 절에 젓고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좋은 경험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