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제프리너 Jun 13. 2024

사업 고수들은 뭐가 다를까

사업 고수 친구 이야기

오늘은 나를 사업 세상으로 이끌어준 내 사업 고수 친구와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만난 이유는 이 친구가 우리 회사에 웹페이지 제작을 의뢰하기 위해서였지만, 그 외에도 사업에 관한 얘기를 거의 3-4시간은 했다. 얘기를 해보니 내가 정말 모르는게 많았고, 사업에 대한 공부는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이 사업친구는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내가 주로 부르는 별명인 선사장이라고 칭하겠다. 선사장은 내 고등학교 친구이다. 한번도 같은 반이 된 적이 없지만, 당시에 JAVA 프로그래밍 동아리를 함께 창설하며 친해졌다. 선사장은 고등학교 때 이미 사업을 시작한지 꽤 되었었다. 당시에는 쇼핑몰 사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부는 잘 하지 않고 오로지 사업에 집중하던 친구였다. 내가 알고 있는 또래 친구들 중 사업 업력이 가장 길고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정말 엄청나다. 이미 앱 에이전시도 몇년간 운영해본 친구여서 에이전시 사업과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얘기를 해주었다. 참고로 내가 군에서 전역한 후 일했던 스타트업 회사가 선사장 회사였다. 이 때 내가 사업이라는 세계를 처음 경험했다.


오늘 만나서 여러가지 하소연을 했다. 


에이전시 사업의 힘든 점과 그냥 사업에 대해 힘든점, 그리고 직원 관리의 어려운점까지 모두 토로했다. 이미 선사장은 경험했던 일들이라고 했다. 이 말이 참 위로가 되었다.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공감되었던 말 중 하나는 직원은 직원이다 라는 말이다.


직원은 나와 함께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아닌,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잘하는 일, 해왔던 일들만 하면서 월급을 받는 것이다. 이들의 동기를 자극하여 내 사업을 함께 성장 시키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오로지 사장의 몫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장이 만든 시스템의 몫이다. 또 한번 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 시스템이야 말로 직원들을 옳바른 방향으로 이끈다. 내가 이끄는 것이 아니다. 결국 완벽한 시스템만이 직원들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감정을 호소하고 함께 으쌰으쌰 하자고 동기부여 해도 얼마 가지 못한다. 그냥 일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어떻게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우선 1차원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직원들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돈이다.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였을 때 확실한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단순히 월급만 준다고 해서 이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말 아니냐고? 이 당연한걸 내가 간과했다. 그래서 선사장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들에게 돈을 더 줄 수 있냐고, 지금 회사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데 말이다. 회사 재정상황이 좋지 않으니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줄어들고, 이는 직원들이 열심히 할 이유를 없애고, 직원들이 열심히 안하니 또 회사 재정상황은 더 안좋아진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정부지원사업이라고 답해줬다.


지금까지 나의 오만으로 정부지원사업 같은건 안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난 이미 잘 나가고 있고 현금흐름도 좋으니 오히려 정부지원사업의 서류 작업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돈버는 곳에 집중해서 더 많이 벌어버리자는 것이 내 오만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어느 회사건 작은 위기라도 한번 씩은 온다. 그 작은 위기에 내 회사는 휘청거렸다. 클라이언트의 대금 지급 지연과 같은 사소한 문제는 내 회사의 현금흐름에 직격탄을 날렸고, 재정상황은 그대로 크게 흔들렸다. 결국 정부로 부터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한 지원 받고 안정이 된 후에 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이 훨씬 안정적인 성공의 길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선사장이 추천해준 정부지원사업은 여러가지였다. 우선 직원들 월급을 해결할 수 있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이 가장 관심이 갔다. IT 활용가능 직무에 청년을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에 6개월간 인건비(월 최대 200만원)을 지원해주는 정부지원 사업이다. 서류작업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조금만 알아보면 쉽게 지원 받을 수 있는 제도였다. 나의 무지와 경험 부족을 현격히 느꼈다. 적어도 6개월간 직원 월급이 밀리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또한 예창패와 초창패도 추천해주었다. 물론 아는 사업이었지만, 생애 최초 예비창업패키지라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다. 단 한번도 사업자를 내지 않았던 사람이 대상인 사업이다. 이 사업은 규모도 큰데, 합격할 확률도 꽤 좋다고 한다. 그냥 예창패의 경우 현재 사업자가 없기만 하면 돼서 사업 고수들이 많이 지원하는 반면, 생애 최초 예비창업패키지는 경쟁률이 그에 비해 훨씬 낮다는 것이다. 내가 이걸 알았다면 내 사업자를 내기 전에 지원했을 텐데 이것도 모른채 이미 나는 사업자등록을 해버렸다. 그래도 초창패는 도전이 가능하니 올해 말부터 준비해서 내년 초에 지원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에이전시는 예창패, 초창패 같은 사업을 합격하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애초에 지원할 생각도 하지않았지만 선사장은 달랐다. 아이템 하나를 정해서 무조건 지원하라고 했다. 에이전시를 운영하니 이미 개발 인력도 충분하고, 남은 건 아이템 선정과 서류작업 뿐인데, 1억이나 주는 사업을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또한, 사무실도 당장 빼라고 했다. 


현재 내 사무실은 판교의 패스트파이브 4인실이다. 한달에 176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다. 이 돈을 당장이라도 아끼라고 했다. 집 주변 대학교에 캠퍼스타운에 지원하면 사무실을 무료로 제공해줄 뿐만아니라 사업 자금도 지원해준다고 했다. 또한, 지방 캠퍼스타운에 합격하면 사무실과 지원금 뿐만아니라 차를 살 돈까지 지원해준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애써 무시하고 공부하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오만하였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K-start UP, 워크넷, 고용노동부 등 정부지원사업 공고가 올라오는 페이지를 잘 살펴보아서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받아볼 계획이다. 우리보다 규모가 훨씬 큰 중소/중견 기업도 정부지원 사업을 열심히 준비하고 지원도 많이 받는데, 나같은 소규모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이 지원받지 않고 사업을 하는 건 도박을 거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사장과 대화를 하며 정부지원사업 뿐만아니라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생각도 고수들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가벼운 농담으로, 그냥 사업 접고 경제 공부와 주식,코인 공부 해서 돈버는 것이 더 좋지 않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선사장은 그걸 뭐하러 사업을 접고 하냐고 그랬다. 사업도 하고 경제 공부도 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머리가 띵했다. 너무 맞는 말이다. 경제 공부는 일이 아니다. 그냥 사업가의 취미생활일 뿐이다. 사업가는 취미도 돈버는 것과 관련되어야 한다. 선사장은 아침에 경제 신문을 읽고 퇴근을 하고 주식, 코인 공부를 하고 채굴도 연습했다고 했다. 나는 뭘 했나. 퇴근하고 오늘 하루도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포장과 함께 그냥 누워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했다. 한심하다. 그래놓고 다 접고 경제공부하면 돈을 벌 생각을 하다니. 


돈버는 사람들은 하루종일 돈과 관련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다. 


나도 앞으로 일어나자마자 경제관련 아티클 한개를 읽고, 자기 전에 투자 유튜브를 하나 보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주언규님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성장을 자동화해야한다. 유튜브를 보는 시간에 게임유튜브를 보는 것이 아닌 시장 조사용 유튜브를 보고, 웹툰 보는 시간에 뉴스 하나라도 더 보고, 게임하는 시간에 책을 읽는 것으로 취미를 대체한다면 성장이 자동으로 된다는 것이다. 


오늘의 결론이다. 취미를 돈버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채우자. 정부지원사업을 놓치지 말자.






작가의 이전글 비즈니스 PT 수강신청 한번에 성공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