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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룡 바둑랩 Sep 16. 2021

신진서 세계대회 2번째 우승

인터뷰가 더 멋지게 느껴지는 이유

신진서9단이 9월15일 춘란배 결승2국에 승리하며 세계대회 2번째 우승을 했다. 경기 내용은 완벽하다고 하기엔 상대인 탕웨이싱도 이길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박빙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오히려 대국 결과보다 두 선수의 인터뷰가 더 흥미를 끄는 대목이 많았다.  


29살 중국의 탕웨이싱은 눈물까지 흘리며 패자의 변을  “세월이 야속하다. 만약 5년전의 자신이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얘기를 했다.”  중국팬들은 댓글에 다시 또 기회가 있을 것이다 라는 응원과 함께 조치훈은 45살에도 세계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아직 어린데 무슨 소리냐는 반응도 보인다.  


신진서 인터뷰 중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식도염으로 그가 아픈 가운데 경기에 출전했다는 점이다.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6시간 걸리는 대국을 3일간 경기를 치뤘으니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볼 수 밖에 없다.   

https://youtu.be/fG1LSPnN3bk

     

용성전 결승전에서 신진서에게 2대1로 패한 박정환9단이 춘란배 결승전 대비 신진서의 스파링 파트너를 해준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정환은 탕웨이싱과 나이가 같은 93년생이고 또한 응씨배 결승전을 치룬 점 등 탕웨이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사다. 그런 그가 신진서의 스파링 파트너로는 최고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7살 후배를 위해 선 뜻 나서는 프로선수들은 없다.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정환이 나서 준 점은 앞으로 한국바둑이 중국을 이기고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과 같다.  


이창호는 전성기 때 한번의 시합에서 3번정도의 실수를 한다고 했는데 신진서는 5번 정도 의미 있는 실수를 한다고 했다. 초일류의 기준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신진서가 5번에서 3번으로 실수를 줄이는 순간 우리는 또 한명의 바둑 국보를 보게 될 지 모른다.   대회가 끝난 후 신진서 인터뷰를 보면서 이세돌 이후 가장 울림이 있는 내용들을 본 것 같다. 이제 한국바둑이 기나긴 10년간의 중국바둑 늪에서 벗어난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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