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어릴 땐 덮쳐오는 괴물 같아서, 도망가거나 숨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긴장은 늘 무언가를 남겨놓고 간다.
손에 땀이 차오르는 순간은
내가 어디에서 흔들리는지 알려준다.
목이 굳어버리는 순간은
숨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은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드러내준다.
그래서 긴장은 괴물이 아니라 지도다.
지금 내 안의 빈자리, 약한 고리, 놓친 부분을 정확히 표시해 주는.
그 표식을 따라가다 보면
호흡이 깊어지고, 말이 단단해지고,
작은 용기가 1mm씩 늘어난다.
긴장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피할 수도 있고, 건널 수도 있고,
매번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그 선택이 쌓이면
도망만 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고,
새로운 자리를 받아들이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긴장은 눈을 바꿔준다.
내가 떨려본 만큼, 남의 떨림이 보인다.
말이 꼬이는 순간, 눈빛이 흔들리는 순간,
그걸 봤다고 공격하지 않게 된다.
긴장은 타인을 부드럽게 바라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긴장은 현재로 데려온다.
앞질러 달리던 생각을 붙잡아,
발바닥에 힘을 싣게 하고,
숨을 지금 이 자리로 돌려놓는다.
그때 우리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을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