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

★ 관조 —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현실을 바꾸고 싶어 한다.

힘든 일을 덜고 싶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고,

때로는 누군가의 마음도, 세상의 흐름도

내 뜻대로 움직였으면 하고 바라본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한순간 멈출 때가 있다.

더 노력할 힘도, 화낼 이유도, 설득할 의지도 사라지는 순간.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현실은 내가 바꾸려 해서 바뀌는 게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이미 달라지고 있었다는 걸.


‘관조(觀照)’는 현실을 멀리서 구경하는 게 아니다.

그건 **얽히지 않으면서도 함께 있는 일**이다.

눈앞의 상황을 밀어내지도, 휘말리지도 않고

그저 그대로 바라보는 자리.

그곳에서 마음은 조금씩 고요해진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게 화를 냈을 때

예전 같으면 즉시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억울해서, 상처받아서, 똑같이 맞서고 싶어서.

그런데 어느 날, 그 감정이 올라오면서도

‘아, 지금 내 안에서 이런 반응이 일어나는구나’ 하고

잠시 바라볼 수 있을 때가 온다.

그게 바로 관조다.

감정을 없애는 게 아니라,

감정이 흘러가도록 두는 힘.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은 파도처럼 지나간다.

우린 그 파도를 막느라, 혹은 쫓느라

늘 힘을 쓰며 살아왔다.

하지만 관조의 자리에 서면,

파도는 더 이상 나를 끌고 다니지 않는다.

그저 왔다가, 머물다, 사라지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그 자리에 서면 현실은 달라진다.

같은 풍경인데도, 마음의 색이 바뀐다.

누군가의 말이 더 이상 상처로만 들리지 않고,

어떤 실패도 내 존재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제는 안다.

현실이란 건 나에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걸.


그래서 관조는 멀리 떨어진 사람이 하는 공부가 아니라,

매일 현실 한가운데서

자신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의 태도다.

화가 나도, 흔들려도, 흔들림을 알아차리며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연습.

그게 관조의 시작이고, 동시에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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