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다그치는마음에게
조바심, 너 참 피곤하다.
매번, 매순간, 시시때때로
나를 가만히 두지 않더라.
일찍 눈을 떠도
“오늘은 뭘 했는지 기록이나 남겨야 하지 않겠어?”
밥을 먹으면서도
“너 지금 이렇게 쉬어도 돼?”
글을 쓰고 나서도
“이걸로 괜찮을까? 너무 별거 없지 않아?”
조바심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숨처럼. 그림자처럼.
그런데 참 웃긴 건,
그 조바심이 나를 움직이게 하기도 하고
또 동시에 나를 쓰러뜨리기도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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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빨리 철들어야 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남들보다 앞서가야 돼.”
“늦으면 안 돼.”
“너 이러다가 인생 망한다.”
그 말들이 마치 뿌리처럼 박혀서
나는 늘 어딘가를 향해 ‘달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누구에게 쫓긴 것도 아닌데
뒤처지는 기분이 자주 들었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빨리 끝내고 나야 편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끝나면 또 다른 불안이 찾아왔다.
“이제 뭐 해야 하지?”
“이걸로 충분해?”
“또 실수한 거 아냐?”
조바심은 늘 다음 페이지를 넘기라 했다.
그 페이지가 아직 다 써지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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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조금 사랑하게 된 건,
사실 꽤 최근의 일이다.
그 전엔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확인받고 싶어서 애썼고,
"조금이라도 인정받고 싶어서” 조급했다.
조바심은 그렇게 말했다.
“그래도 뭘 해야 네가 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일 거 아냐.”
“지금도 늦었어. 빨리 해.”
“이렇게 여유 부리다간 다 놓쳐.”
나는 그 말을 믿었다.
믿으면서 무너졌고,
그래도 괜찮은 척하며 또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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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난 이렇게 숨이 가쁠까?”
아무도 나를 재촉하지 않았는데
내 안의 조바심이
항상 내 등을 떠밀고 있었던 거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좀 쉬어도 돼.”
“오늘 하루, 나 살아낸 것만으로도 잘한 거야.”
“조금 느려도 돼. 남들처럼 안 해도 돼.”
처음엔 그 말들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그런 말로 내가 괜찮아질까 싶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그 말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은 달라졌다.
숨이 덜 가쁘고,
나를 조금 덜 미워하게 되고,
조금씩 내가 나를
조바심이 아니라, 다정함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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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너 참 피곤하다.
근데 이제 좀 앉아 있어도 돼.
내가 알아서 갈게.
내 속도대로,
지금 이 삶을 살게 둘래.
그리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지금, 아주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