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된 존재만으로 살아간 것 같았다
예전과 지금의 공통점을 생각해 본다면
난 구성된 존재 정도로 그쳤던 것일지도 모른다.
교실에 구성된 책상과 사물함처럼 있어도 없어도 딱히 신경 쓰지 않을 법한 존재.
나는 그런 존재나 마찬가지였다. 있어도 그저 그런 거지만 없어도 굳이 찾아야 할 이유가 없는 존재.
언젠가 책에서 학교 반에서는 꼭 한 명쯤 조용한 아이가 있다고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을 읽고 가장 먼저 생각한 건 나였다.
내가 교실에서 잠시 사라져도
대부분은 내가 사라진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처음에는 외로웠다. 나만 소외된 것 같았고,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찾지 못할 것 같았다. 가끔 선생님들이 출석을 부르실 때만 잠시 기억이 났다 다시 잊히는 그런 아이.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남학생들의 괴롭힘 거리로 된 적도 있었다. 그땐 싫고, 기분이 나빴지만 그런데도 난 아무 말도 못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철없는 아이들이 저지른 사소한 일이었다. 타깃은 나 혼자만이 아닌, 반 여학생들 모두였으니깐.
그때 내가 한마디 했다면 무언가가 달라졌을까?
거의 반 투명 인간이었던 내 존재는 고등학생이 돼서야 그쳤다. 하지만 잠시 반을 나갔다 돌아와도 아무도 내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일은 그대로였다. 지금은 상관하지 않지만 과거의 나는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가끔 꽃집을 지나치면 한 꽃을 생각하곤 했다. 안개꽃, 흔하게 꽃집에서 볼 수 있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꽃.
나와 비슷하게 장미 같은 꽃을 장식하는 구성원에 존재하고, 작아서 눈에 띄지 않는 꽃.
구성된 존재에 불과하는 안개꽃을 보면 예전의 내가 생각나기도 했다.
안개꽃 꽃다발을 받았던 어린 시절에는 안개꽃이 구름처럼 몽실몽실해 보였는데 지금은 안개꽃을 보면 중학생 시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