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날,
눈빨 억수로 날리던 아름다운 날
지드래곤의 10년 전 노래 '무제'을 들으며 산책을 했다.
내 눈앞에 펼쳐진 눈빨 날리는 세상은 아름다웠고
곡 속에 녹아 있는 그의 아픔이 이토록 아름다울 줄이야...
40분 정도를 질질 울면서 인적드문 길을 강아지와 쏘다녔다
무제(無題) (Untitled, 2014)
사랑에서 비롯된 고통스런 감정 그대로
https://youtu.be/9kaCAbIXuyg?si=BgRADqqGaD2rNQwU
끝나버린 사랑에 대한 후회와 미련들, 돌아오길 간절히 바래보는 안타까움...
아.....구질구질하고 질척대는고통.... 아는 고통.....
참 싫은 감정이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이 것조차 이토록 고귀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사실 사랑은 아름답고 소중하고 또 좋은 감정만 포함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랑에서 비롯된다.
고통조차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이 이유이지 않을까.
완벽한 사랑이란 완벽한 흰빛이 일반 빛깔에 대해 어떤 관계인지 느끼는 것이다.
사랑 역시 감정(증오, 분노, 질투, 탐욕, 후회)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모든 감정의 합이다.
뒤늦게 알아 본 GD와 나
그 유명한 지드래곤을 제대로 느낀 것은 2024년 연말 MAMA 시상식 영상을 우연히 접하면서 시작되었다.
내 눈과 마음은 사로잡혔다. 충격적이었다. 느낌은 대단했다.
물론 과거에도 지드래곤을 알고는 있었다. 빅뱅을 짱딸막하고 제각기 생긴 아이들이 방방뛰며 제법 곡 잘 쓰는 그런 그룹으로만 생각했다.
잠시 나의 고백을 하자면,
과거의 나는 쉰내나는 건방진 틀에 박혀 있었던 것 같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내가 고상한 줄만 알았고 말초적이거나 상업적인 것은 천박한 것인 줄로만 착각했다.
어리석다 할 정도의 식견에 비추어 '옳다/그르다'를 따지기에 몰두하여 가벼운 행복은 사소하게 지나쳐 왔다.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착해야 한다는 억눌림과, 감당이 안되는 불편한 감정을 피하기 위해 수치감을 동원하여 자연스런 감정들을 모두 회피하려고 애쓰거나 존중하지 않았다.
반면,
그는 화려한 모습 이면에 대중으로 부터 비난받고 공격당하고 누명을 썼지만
특유의 유연성으로 지나치지 않을 만큼 정면으로 돌파하고 곡들로 표현한다.
왜 그토록 사람들이 대단히 여기는지 처음 느꼈다.
지드래곤이 뿜어내고 있는 에너지는 상업 시스템에 의존하여 시각적으로만 사람을 홀리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는 범접할 수 없는 춤선과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홀리는 것을 넘어 감동을 준다.
그는 아티스트이다.
명작, 명곡들은 언제나 깊은 감동을 주는데,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은 동서고금을 꿰뚷어 그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재, 재능, 시대와 환경, 노력
보통 지드래곤을 문화의 아이콘 혹은 천재라고도 칭한다.
타고난 재능, 시대와 환경, 노력을 통해 이 천재는 만들어졌다.
인간의 감정을 관찰하고 그대로 느끼고 읽어내는데 자유롭다. 그 것은 재능이다.
몸으로, 시각적으로, 소리로 느낌을 표현하는데 감각이 뛰어나다. 심지어 드러나는 외모도 좋다.
오늘날과 같은 다양한 예술성이 허락된 시대,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표현할 수 있고 확산될 수 있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
재능을 눈여겨보고 그것을 살려줄 좋은 어머니,
6살부터 한국 대중문화의 시금석이 될법한 거물들과의 계속되었던 좋은 운이 뒷받침되어 환경이 되었다.
노력할 줄 아는 좋은 인성을 가졌다.
이 천재는 삶의 무게를 지탱하고 승화시킨다. 그것도 최선을 다해서 말이다.
그의 모습에서 그의 삶이 엿보인다.
GD를 통해 깨달은 내 삶의 가치
눈빨 날리는 아름다운 날, 지드래곤의 '무제'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 이유이다.
지드래곤이 뿜어내는 장대한 에너지와 아우라는 경외스럽다.
이것은 이질적인 단순한 부러움이 아니다.
한 사람의 그토록 장대한 아우라만큼이나 나의 삶 또한 얼마나 장대한 잠재성을 지닌 것인지 깨달았다.
신이 있다면 삶의 가치를 누구는 더욱 높고 누구는 낮게 차등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차등을 두었다면 삶의 주인이 그렇게 한정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누구나 신에게서 나왔다면 그 누구도 신의 일부가 아닌 사람이 없을 것이다.
각자의 환경은 무척이나 다르겠지만 그 환경 속에서 느끼는 삶의 희노애락의 본질은 같다.
각자 인생의 의미 혹은 빛의 밝기와 크기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나의 삶은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 지드래곤이 창조해 내는 장대한 아우라 만큼이나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그를 통해 보았다.
뒤늦게 깨달은 하루하루 내 삶의 엄청난 의미가 감사하고 아름다웠다.
고마워요. 지드래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