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추어야했다.
돌이켜보면 포기하고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순간이 많았다.
그러나, 그 순간마다 갈등해야했다.
포기했다고 바라보는 주변 시선과 내 자신에 대한 가혹한 채찍질이 나에게 멈춤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였다. 그리고 짧은 인생에 멈출 겨를이 없다면서 내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나의 이십대에는 군대를 가기가 싫었다. 사관학교를 희망하다 보니 이등병 생활이라는 병사가 되고 싶지 않은 얄팍한 자존심이 있었다. 군 입대 연장이 가능한 서류들을 준비하여 제출하고 나의 계획대로 병무행정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만족해 하였다.
멈추어야했다.
모두 불필요한 경제적 시간적 낭비였다. 결국에는 당시 현관문 앞에 붙어있던 현역병 소집영장을 발견하지 못하고 일주일간 방치하다가 금요일 저녁에서야 확인을 하고 월요일 오후에 논산훈련소로 입소하여야 했다. 만22세 일제 소집에 해당되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열정의 시기를 보내면서 괜한 시간 낭비만 하였다고 군시절을 보내면서 후회하였다.
직장을 그만둘때에도,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려할 때에도 잠깐은 멈추어야 했다. 멈추어야 할 시기를 선택할 순간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자주 있을 것이다.
멈춤이라는 잠깐의 쉼이 인생을 다시 굴러가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 어느덧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가고 말았다.
잠깐, 멈추어야 한다. 수 많은 선택의 순간에 잠시 멈추어야 한다. 그러한 멈춤이 나를 온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