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소년교도소 시절, 소년수용자 접견동행을 위해 사동이나 공장에서 접견장까지는 걸어서 5분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소년수용자들을 데리고 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노라면 가슴아픈 사연들이 많았다.
하루는 평소 접견이 없던 소년수용자 A의 어머니가 접견신청을 해서 A를 데리러 갔는데 A가 선뜻 나오지않고 머뭇거리는 것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 기다리니까 빨리 나오라고 했더니 A가 "선생님! 다음주 만기 석방인데 징역 3년 사는 동안 처음 접견 온겁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어려서 절 버리고 가신 후 이제야 나타나신 겁니다. 그토록 찾을땐 안나타나더니......
만나긴 만나야 하는데.마음 속에서 용서가 안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망설이고 있는 A에게 어머니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거라며 일단 만나는 보라고 설득해서 접견장으로 데리고 갔다. A는 걸어가는 동안 만감이 교차하는지 평소답지않게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며칠전 졸음운전하는 고속버스 운전사로 인해 자가용에 타고 있던 부부가 사망하여 장례식에서16세 소년이 부모님의 영정을 든 사진이 인터넷 뉴스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나는 그 사진을 보며 10여년전 한 수용자를 떠올렸다. 접견장 가는 길은 거꾸로 신입 수용자들이 사동으로 가는 길이기도 했는데 어느날 철딱서니 없는 신입 소년수용자를 사동으로 데려가면서' 세상에 참 이런 일도 있구나!' 라는 생각에 탄식을 한 적이 있었다. 2년여전에 졸음운전하는 트럭운전사에 의해 자가용에 타고 있던 부부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사망한 부부의 아들이 내가 데리고 가던 소년수용자였던 것이다.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방황하다가 교도소에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접견장 가는 길은 수많은 소년수용자들의 애환이 서린 길이었다. 지금은 성인교도소로 바뀌어 또 다른 사연들이 새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