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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바라기 Aug 01. 2023

MZ를 이해할 수 없는 MZ세대

갑자기 MZ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90년대생이니까, MZ세대이니까

MZ세대답기 위해 은근 내적 압박감이 크다.


MZ라고 다 “MZ세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아닌데 말이다.


난 보수적인 업종의 대기업 7년 차 회사원이다


더 이상 신입을 뽑지 않은지도 한참이라 따끈따끈하고 신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새로운 사람 찾기란 정말 힘들다.

나름 7년 차인데도 불구하고 동기들 중엔 아직도 속한 조직에서 막내인 경우도 흔하고 후배가 있어봤자 한두명정도..


이러니 나름 그래도 사회생활 좀 한 삼십대인데도 불구하고 조직에선 ‘막내취급’ ‘어린애취급’ 당하기 일쑤이다.


“좀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어?”라고 물어서 이미 조직화된 머리를 열심히 다르게 굴려보면

“딱 MZ 같은 생각이네. 이게 안된다고 몇 번 말하냐 “ 욕먹고..


회사 친화적은 발언을 하면

“너 MZ세대 아니야? 너무 물들었다 너” 또 욕먹고


후배가 있으면 좀 나을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후배들한테 선배 노릇 좀 하고 싶고 내가 배운 것도 가르쳐주면서 동료애를 쌓고 싶은 건 내 욕심.


세대차이 난다는 티를 팍팍 내고,

좀 도와주고 싶어서 다가가면 관심 안 가져주길 바란다고 속마음을 내비치고... 어려운 후배들만 가득가득하다..


나도 같은 MZ야!!

그렇지만 그들은 아니라고 하며 40대 선배들이랑 똑같다고 부담스럽다고 밀어낸다..


후배 눈치가 더 사납게 느껴질 때도 있고 선배들 눈치도 봐야 되고 정말 외롭고 피곤하다.

도대체 난 어떤 세대에 속하는 걸까?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아래위로 눈치 보면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하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난 오랫동안 동경했고 그런 큰 조직생활을 꿈꿔왔다. 내가 본 아버지의 조직생활은 멋있었다. 선배들은 쓴소리 할 때도 있지만 후배들을 회사와 인생 선배로서 끌어주고, 후배들은 결코 편한 건 아니지만 존경하는 선배들을 밀어주는 그런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내가 꿈꿔왔던 조직 생활은 아버지 세대에서만 있었나 보다.


더 이상 선배들이 후배들이 서로 당겨주고 밀어주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요즘 회사는 신입을 뽑지 않아도 될 만큼 사람들이 회사를 나가지 않는다. 치열하게 진급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 따위 없고 “가늘고 길게” 회사생활 하면서 연차 쌓인 데로 차례차례 순번 정한 듯 진급하며 안정을 취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새로운 사람을 처음부터 교육할 물적 인적 낭비 없이 차라리 “고인 물”을 활용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신입이 없으니 후배들을 굳이 이끌어줄 필요도 없다. 후배들이 있다 하더라도 “가늘고 길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욕심을 가지고 회사생활하는 분들이 많지가 않다.


후배들도 그런 선배들이 존경스럽지 않다.

선배라고 더 멋지거나 더 프로다운 업무가 있는 게 아니고 후배들처럼 실무에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밀어줄 선배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후배인척 선배인척 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고 불편해한다.


지금의 조직문화는 예전 조직문화와 비교했을 때 당연히 개선된 점이 많다. 하지만 예전의 조직문화가 그리울 때도 있다. 이게 그립다고 다 꼰대는 아니지 않나?


MZ세대이지만 꼰대라는 말을 참 길게도 풀어봤다.


결국 회사생활의 98%는 인간관계다.

7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막내 또는 한참 어린 후배위치에 있는 나로서는 입장이 애매한 건 어쩔 수 없다.


꼰대건 MZ세대이건 간에

그저 누구에게는 좋은 후배이자 선배이길 바라는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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