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고 느낀 것들에 대한
*여전히 당신을 생각합니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시여, 침을 뱉어라》 中
30년 전 쯤으로 기억합니다
도서관에서
당신의 얼굴을 본 순간
뚫어져라 봤었습니다
우수에 찬 눈빛
구멍난 코트…
그리고 담배 한 가피를 문
그대는 당신이 살던
시대를 품었었습니다
당신의 펜은
무사의 칼처럼 강하지만
시대의 비참함
내면의 절규를
자유와 사랑으로 말했지요
폭포처럼 곧고
큰 나무보단 풀이 돼
자유와 혼란의 두 시대를
건너왔었죠
고단했고 외로웠고
눈물로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젠 쉬세요
당신의 글 안에서
들판에 누워
담배 대신 이파리를 물고
하늘을 보며 웃고
작은 일에도 뭔가 할 수 없다는
죄책감과 나약함에
고통스러워 하지 말고
진정한 사랑을 노래하세요
세상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던 당신 덕분에
나는 그리 살고 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나 자신을 미워할 때면
당신의 글을 읽었고
포기하려 했던 순간
핑계들을 덕지덕지 붙여
날 합리화하려 했지만
당신을 통해 그것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100년이란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당신과 함께 밤새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살아계시다면
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그릴지 몹시도 궁금합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난 오늘도 책을 읽고
당신을 보며
당신의 마음에
들어갑니다
고맙습니다
to. 시인 김수영 선생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