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이고 길고 긴 詩

-경험하고 느낀 것들에 대한

by 신작

* 청소


청소했다


일단 내 방에

널려있는 책들과

그 위에 쌓인 먼지를 털고


집 구석 구석

더러운 곳은 없는지

매의 눈으로 살펴본다


청소기로 털어낸

먼지들을 싹 치우고

물걸레로 있는 힘껏 닦으면

청소가 끝난다


그런데 쇼파에 앉아

집을 둘러보니

해충이 보였다

대체 어디서 온 거지?


깜짝 놀라 해충제를

뿌리고 가만히 생각했다


집을 예쁘게 꾸미려

온갖 소품들을 사서

어디다 놔 두지?


이것만 집중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어디선가 틈을 비집고 들어온

해충이 숨어 있다는 것도

신경쓰지 않았다


사는 게 그렇다


내 마음 먼지부터 털어내고

어디 지저분한 곳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아무리 치장해도

내면 속 쓸데없는 감정부터

치우지 않으면 내 자신은

먼지 덩어리로 남는다


그리고 내 안에 몰래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뿌리깊은 상처가

변질 돼 암처럼 자라나는 걸

알아차려야 한다


내 마음부터 치우자

그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