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눈물, 콧물 흘리며 맘껏 울어도 괜찮아요

by 거북이

가면을 쓰면 한결같음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가면 아래 진짜 표정은 긴장, 슬픔, 분노, 흥분 등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면을 쓴다해도 진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간은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가면 아래의 것들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시때때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될 일입니다. 변화하는 것들에 혼란 스러울 때가 많지만, 그 혼란스러움이 행동으로 표출되어 해로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며 계속 배워나가면 됩니다.


글쓰기는 가면을 벗어던질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얼굴표정을 드러내는 힘이 있습니다. 글쓰기로 마음속 감정들이 쏟아내집니다. 이런 글이 내 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나도 몰랐던 또다른 나’가 글을 통해서 나옵니다. 그러면 후련해집니다. 밖으로 나오고 싶어서 그동안 그렇게 답답했나 보구나, 라고 이해 할 수 있게 됩니다.


가면을 벗어 던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어느날은 가면을 쓴 채로 눈물, 콧물을 흘려도 되지 않을까 꼼수도 부려봅니다. 가면을 완전히 벗어 던져 버린 다음날, 나도 상대방도 덜 민망하고 부끄럽기 위하여.


처음 불닭볶음면을 먹었을 때 너무 매워 눈물 콧물 쏟아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맛있다 맛있다' 하며 먹습니다. 그렇게 매운 맛이 혀에 서서히 적응해 가는 것처럼 가면을 벗어던진 솔직함도 서로에게 적응해 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면을 벗어 던진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때 용기와 지지를 얻습니다. 나혼자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구나, 하고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러니 다정한 글벗들과 여럿 모여, 글을 쓰고 공감하는 시간은 우주의 축복이고 선물입니다. 서로의 생각에 침투하고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갑니다.

그런데, 글쓰기가 또 다른 가면이 되어 무겁고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멋지고 잘 보이려고 했을 때, 진실하지 않을 때, 내 생각만 주장했을 때, 내 것이 아닌 것에 집착할 때,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부족했을 때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할 테니까요. 돌고 돌아 비움과 채움으로 균형을 찾아 갈 것입니다. 마침내 본연의 아름다음과 솔직함을 간직 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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